지난해 금융감독원이 부실 자문사가 늘어남에 따라 관리 및 감독과 퇴출 요건을 강화하고 자문사 내부통제 기능을 마련하겠다는 정책 방향이 무색한 대목이다.
3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9월말 기준 협회에 등록된 자문사 수는 총 144개다. 이 중 임직원수가 5명 미만인 자문사는 11곳, 5명에서 10명 미만은 자문사는 88곳으로 전체 자문사 중 10명 미만인 자문사 비중은 약 68%다.
금감원 규정상 현재 자문사를 설립할 때 사업계획, 출자능력, 재무상태 등 심사를 거쳐야 하지만 인원에 대한 제한은 없다. 단, 계약고 5000억원 이상일 때 감사를 선임해야하기 때문에 최소 2인 이상이 되야 한다.
특히 지난 2009년 금융투자업간 겸영을 허용한 자본시장법 시행 후 자문사 진입장벽이 낮아져 자문사 등록업체수는 지난 2008년 3월 84개에서 지난해 5월 기준 155개로 두 배 남짓 급증했다.
인력 규모가 작은 중소형 자문사를 중심으로 재무건정성이 계속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작년 3월 기준 투자자문사 50% 가량이 자본잠식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계약고가 ‘제로’였던 27개 자문사 중 12개 자문사의 임직원 수는 10명 미만(지난해 9월말 기준)에 불과했다.
또 자문사를 설립할 수 있는 인원이 1명이면 되기 때문에 중소형 자문사가 내부통제 기능을 충분히 수행하고 있는 지에 대한 우려도 시장에서 제기되고 있다.
협회에 등록된 B 자문사의 경우 총 임직원은 경영이사 1명, 정규직원 1명을 포함해 2명으로 감사가 없다. C 자문사는 오히려 경영이사 없이 감사 1명, 정규직원 2명으로 구성되 총 임직원 수는 3명에 불과하다.
자문사는 투자자문만 가능하고 운용사처럼 펀드 운용을 할 수 없어 투자자문 수수료가 주 수입이다. 단, 일임 인가를 받으면 고객돈도 관리할 수 있다. 현재 일임업을 영위 중인 자문사는 비중은 60% 이상이다.
금감원은 지난해 7월 자문사 건전한 성장을 목표로 종합 정책방향을 발표했다. 자문사의 관리 감독을 강화하고 퇴출 기준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금감원 한 관계자는 “자문사 시장이 대형사 위주로 재편됐기 때문에 기관 및 고액자산가는 인력풀을 갖춘 대형사를 선호하고 있다”며 “인력 규정을 고치지 않아도 작은 규모의 자문사는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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