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가격은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와 증여세·상속세를 산정하는 기준으로 활용된다. 그러나 주택 실거래가격이 전국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추세 속에 세금 부담만 2년 연속 늘어 집주인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30일 신방수 세무사에 따르면 지난해 공시가가 7억6400만원이었던 서울 서초구 원지동 단독주택의 재산세는 184만여원이었으나 올해는 공시가가 7억8700만원으로 3% 오르면서 재산세도 191만여원으로 4% 가량 늘어나게 됐다.
지난해 공시가 5억6500만원이었던 서초구 방배동 단독주택도 올해 5억8200만원으로 3% 정도 공시가가 오르면서 재산세도 120만원에서 125만원으로 5% 가까이 늘어났다.
올해 표준 단독주택 중 공시가 상승률이 7.66%로 가장 높았던 울산지역도 세 부담이 만만찮을 것 같다. 지난해 공시가 1억8300만원을 기록한 울주군 단독주택은 재산세가 288만여원이었지만, 올해는 1억9700만원으로 7.55% 오름에 따라 세 부담도 31만2000여원으로 8.4% 증가했다.
반면 공시가 상승 폭이 0.88%로 가장 낮은 인천 중구의 경우 지난해 6830만원이었던 단독주택이 올해 6890만원으로 0.8% 올랐고, 재산세 부담도 9만8352원에서 9만9216원으로 0.8% 상승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종부세 대상인 9억원을 초과하는 주택의 경우 세 부담률은 다소 크다. 종부세는 주택 가격이 비쌀수록 세금이 많아지는 누진세율 구조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공시가격이 9억4200만원이었던 서울 강남구 대치동 단독주택은 재산세와 종부세를 합쳐 보유세 259만원(농어촌특별세 제외)을 냈지만, 올해는 공시가가 9억7500만원으로 약 3% 올라 보유세도 9%(283만원) 가량 높아질 전망이다.
올해 주택 가격대별 재산세 부담률은 대략 3억원 이하 주택의 재산세가 3% 이하, 3억~6억원 이하 주택은 4~5%, 6억원 초과주택은 5~6%선이다.
그러나 전국적인 주택 가격 하락세가 두드러진 가운데 공시가격은 지난해 이어 2년 연속 상승해 집주인들의 부담은 커져가고 있다.
신방수 세무사는 “정부가 단독주택의 공시가격 시세 반영률을 장기적으로 아파트와 비슷한 수준(70%)까지 꾸준히 높일 계획인 만큼 내년에도 세 부담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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