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작성한 ‘고령화를 준비하는 건강보험 정책의 방향’에 따르면 고혈압·당뇨 유병자 규모가 현재 1070만명, 2040년에는 1840만명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재난적 의료비 발생 가구(의료비 비중이 소득 대비 10% 이상)의 보유 질환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 2010년 의료비 조달을 위해 전세비를 축소하거나 재산을 처분한 가구가 41만, 사채를 이용한 가구가 13만 가구에 이르는데 고혈압·당뇨 증상을 적정히 관리하는 비율은 유병자 두 명 중 한 명에 크게 못 미쳐 향후 개인과 사회의 심각한 부담을 예고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정책적 논의는 이미 발생한 치료비 중에서도 일부 질환에 집중되고 있어 미래에 닥칠 위험을 함께 고려하는 시각 전환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윤희숙 KDI 연구위원은 “고령화로 질병구조가 변화함에 따라 의료정책 중심 역시 이동해야 한다”며 “의료정책 주요 수단인 건강보험은 이에 보조를 맞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고혈압이나 당뇨 등 완치가 어려우며 적정한 관리가 중요한 만성질환 비중이 급증하는 것은 이들 증상이 중병이 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시스템 차원의 노력이 중요해진다는 것을 의미 한다.
더구나 의료비 부담이 중산층 몰락과 빈곤지속에 원인을 제공하는 이상 조기발견과 관리로 중증질환을 미연에 방지하는 것은 분배와 사회통합 측면의 의의도 크다는게 윤 연구위원의 설명이다.
개인 생활방식과 사회적 환경을 개선하고 환자와 의료인의 쌍방적 노력을 유도하는 의료정책적 노력이 1차적으로 중요하지만 의료서비스 가격구조를 변동시켜 이용자와 공급자의 행태에 영향을 미치는 건강보험정책 역시 의료정책적 목표와 결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건강보험정책은 질환별 접근을 지양해 그간 확대된 질환 간 보장률 격차를 줄여나가는 한편 치료비 지원에 매몰돼 온 시각에서 벗어나 장기적 위험관리를 명시적으로 추구하는 인식 전환도 중요하다.
특히 고혈압·당뇨는 방치할 경우 사회적 위험 관리의 위기를 초래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조기발견과 적정 관리를 전사회적인 목표로 설정해 중장기적인 정책을 수립, 이를 건강보험정책에 반영해야 한다는 견해를 내비쳤다.
윤 연구위원은 “인지율과 조절률을 성과목표로 설정하고 진료비 지불방식에 반영해야 한다”며 “성과측정 내용과 방식을 마련하기 위한 연구와 시범사업 예산을 확보하고 의료계와 관련 협력 강화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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