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지나 기자= 증권업황 악화로 인력감축·긴축경영 등 증권가에 칼바람이 몰아치는 가운데 20대 증권사 절반이 임원 숫자를 오히려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서비스에 따르면 자본총계 상위 20개 증권사 가운데 지난 9월말 기준 1년 사이 임원수가 늘어난 증권사는 10개사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3개 증권사는 임원수는 늘린 반면 일반직원수를 줄였다.
삼성증권은 임직원수를 2011년 38명에서 2012년 40명으로 2명 늘렸다. 반면 일반직원수는 3406명에서 3157명으로 249명이나 줄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작년 해외 계약직 영업직원 130여명과 정규직원으로 전환되지 못한 계약직원 100여명이 회사를 나가며 직원수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계약직의 인원 감축이 두드러졌다. 같은 기간 계약직 숫자는 639명에서 377명으로 감소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의 임원수는 2011년 14명에서 2012년 21명으로 7명 늘었다. 일반직원수가 901명에서 883명으로 18명 감소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메리츠종금증권측은 상무보가 상무로 승진하며 내부 인력이 임원 직급으로 이동하는 바람에 임원 수가 늘어난 것이라고 해명했다.
현대증권 임원수는 37명에서 41명으로 4명 늘은 반면 일반직원수는 2615명에서 2609명으로 6명 줄었다.
이밖에 신한금융투자 임원이 25명에서 29명으로 4명 늘었고, 교보증권(12명→15명)·한국투자증권(31명→33명)·HMC투자증권(22명→24명)·우리투자증권(34명→35명)·키움증권(29명→30명)·NH농협증권(22명→23명) 등의 증권사도 임원 숫자가 늘어났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회사가 어려워지며 직원은 줄어드는데 임원은 점점 늘어만 간다”며 “결국 실적적으로 일해야 하는 직원수는 줄어들고 일을 시키는 사람만 많아져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