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조용성 베이징 특파원
지난달 10일부터 13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됐던 ‘CES 2012’ 전시회’에서 가장 뜨거운 화제가 됐던 제품은 단연 곡면 올레드(OLED) TV였다.
삼성은 한대의 곡면 올레드 TV를, LG디스플레이는 3대의 곡면 올레드 TV 3대를 전격 공개했다. LG디스플레이의 제품은 두께가 5㎜로 2㎝ 가량인 삼성 제품의 4분의 1에 불과했다.
LG의 제품이 첫 선을 보이자 현장에 운집한 업계 관계자들과 기자들의 입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뛰어난 화질을 제공하지만 난이도 높은 기술이 필요한 만큼 아주 높은 가격이 책정될 수밖에 없다.
이를 지켜보던 박상우 LG디스플레이 IT모바일 중국영업실장의 머릿속에는 숱한 중국 내 VIP 고객들의 얼굴들이 스쳐 지나갔고, 수많은 럭셔리한 장소들이 저절로 떠올랐다. 중국 영업 달인의 눈에 비친 곡면 올레드 TV는 그야말로 20년이상의 관록을 펴보일 아이템이었다.
박 실장은 중국 내 IT제품과 모바일제품에 대한 영업을 책임지고 있다. 노트북과 스마트폰, 노트패드 등에 장착되는 LCD를 판매하는게 그의 역할이다. TV제품은 그의 아이템이 아니지만 이 중국 영업 전문가는 절로 어깨가 들썩여지고, 어떻게 판매할지에 대한 그림이 절로 그려졌다.
그는 1990년 LG반도체에 입사하면서부터 중국 영업에 발을 담궜다. 1993년 홍콩 주재원을 시작으로 1996년 베이징 주재원, 2001년 대만주재원을 거쳐 2010년에는 상하이 주재원으로 부임했다. 직장생활 대부분을 중국에서 보낸 셈이다.
2010년 상하이에 부임한 이후 그가 담당하던 중국의 IT기업인 레노버와의 합작을 강화하기 위해 2011년 레노버 본사가 위치한 베이징으로 자리를 옮겼다. 레노버는 지난해 전세계 PC 판매량 1위를 기록한 기업으로 노트북, 스마트폰 등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LG디스플레이로서는 초대형 고객사다. 지난해 레노버에만 10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박상우 실장은 “레노버가 애플에 이은 LG디스플레이의 2대 고객사로 떠오른 상태”라며 “LG는 1990년부터 레노버와 관계를 맺어온 만큼 경영층에 친구들이 무척 많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중국에는 먼저 친구가 된 후 장사를 한다(先做朋友,以後做生意)라는 말이 있다”며 “레노버와 LG는 그야말로 친한 친구가 됐다”고 덧붙였다.
현재 LG디스플레이와 레노버는 공동으로 제품을 기획해 출시해내고 있다. 이들 제품들이 현지 시장에서 호평을 받으면서 기획단계에서부터 공동으로 개발하는 제품 라인업이 다양해지고 있는 추세다.
레노버 이외에도 중국에는 초고속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화웨이, ZTE 등의 기업이 있다. 박 실장은 “우리에게는 중국업체와의 상생을 이끌어온 노하우가 있는 만큼 올해는 파트너사들과의 협력을 더욱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압도적인 품질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부가가치 제품 영업에 자원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중국시장에 대해 “전세계 거의 모든 국가의 제품들이 각자 제품경쟁력, 내구성경쟁력, 가격경쟁력을 내세우면서 진출해 들어와 있기에 틈새시장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평가하며 “이같은 환경속에 소비자들의 입맛이 무척 까다로워져 있는 만큼 그야말로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제품이라야만이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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