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루 더 그린> 슬로 플레이 설 곳 없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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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2-05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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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USGA, ‘페이스 레이팅 시스템’ 등 개선책 마련

한 라운드를 네 시간에 마치도록 하기 위해 고안된 시계. 지난달 미국PGA 머천다이즈쇼에
출품됐다.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골프계의 핫 이슈에 대해 잇따라 개선책이 나온다.

세계 골프를 관장하는 미국골프협회(USGA)와 영국왕립골프협회(R&A)가 2016년부터 롱 퍼터 사용을 제한하고 미국PGA투어에서 금지약물을 복용한 선수들에 대한 제재를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이어 슬로 플레이 문제가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USGA는 최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연례회의를 열어 “슬로 플레이에 대한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했다. 슬로 플레이는 골프계의 고질이다. 지난달 28일 미국PGA투어 파머스 인슈어런스오픈 직후 나온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의 발언이 USGA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우즈는 당시 안개로 대회가 순연되면서 월요일에 잔여홀 플레이를 했다. 그런데 11개홀 플레이에 소요된 시간이 네 시간을 넘었다. 우즈는 우승 후 “파3홀이 세 개나 포함된 후반 9개홀을 도는데 세 기간이 넘게 걸렸다. 인내심에 한계가 왔다.”고 말했다.

프로골퍼들이 정상적인 날씨· 상황에서 한 라운드를 하는데는 4시간30분정도가 소요된다. 그렇지만 어떤 대회는 여섯 시간 가까이 걸리기도 한다. 선수들은 기다리느라 리듬이 깨지기 일쑤이고, 이를 지켜보는 갤러리들은 지루해한다. 아마추어 골프도 마찬가지다.

마이크 데이비스 USGA 사무총장은 “오픈대회에서 18홀 플레이에 여섯 시간이 걸리는 것은 지나치다. 아마추어들의 친선 라운드도 여섯 시간이 소요되면 오후 한나절을 완전히 골프에 투자해야 한다는 애기다.”라고 슬로 플레이 개선 필요성을 역설했다.

USGA는 슬로 플레이를 해결하기 위해 5단계의 계획을 마련했다. 첫째는 원인 분석이다. 티잉그라운드에서 그린까지 경로, 그린 스피드나 홀 위치 등 코스 셋업 특징, 티오프 시각의 분배 등이 주요 분석대상이다. 둘째는 데이타에 근거해 18홀 플레이의 적정시간을 산출한다. 셋째는 USGA의 ‘페이스 레이팅 시스템’을 개발한다. 그런다음 각 골프장의 협조를 얻어 선수들을 대상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것이다.

미국LPGA투어와 유러피언투어 및 일본 남녀프로골프투어는 슬로 플레이에 대해 강력한 제재를 가한다. 지난해 모건 프레셀은 미LPGA투어 사이베이스 매치플레이챔피언십 준결승전에서 슬로 플레이를 했다는 이유로 ‘홀 패(敗)’가 부과됐고 역전당해 결승에 오르지 못했다. 그 반면 미PGA·아시안·한국남녀프로골프 투어는 슬로 플레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는다. 샷·홀·상황·조별로 제한시간을 정해두고도 여간해선 벌타를 매기지 않는다. 한국여자골퍼들이 미LPGA투어에 진출해 플레이 속도 때문에 당황하거나 벌타를 받는 것은 이 때문이다.

아마추어든 프로든, 슬로 플레이를 하는 골퍼들은 대접받지 못하는 시대가 멀지 않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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