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은행들의 수익 감소가 현실화되고 있다. 저금리의 영향으로 은행들의 수신금리는 오르고 대출금리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5일 한국은행의 통계치를 보면 국민·우리·신한·하나 등 시중은행과 대구·부산 등 지방은행, 수협과 농협 등 특수은행 등을 포함한 예금은행들의 예대마진이 쪼그라들고 있다.
은행들의 평균 대출금리는 지난해 12월 말 신규취급액 기준 연 4.84%까지 떨어졌다. 대출금리 4.84%는 1996년 금리통계 편제 이래 최저 수준이다.
지난해 7월 5.45%였던 대출금리는 9월에 5.13%로 떨어졌고, 11월에는 4.94%로 계속 추락했다.
반면 저축성수신금리는 지난해 12월 연 3.10%로 전월 대비 0.08%포인트 올랐다. 수신금리 역시 기준금리 인하로 7월 3.43%를 기록하다 9월 3.18%, 11월 3.02%로 감소세였지만, 소폭 오른 것이다.
이에 따라 은행의 예대마진도 11월 1.92%에서 1.74%로 0.18%포인트 축소됐다. 차후 기준금리가 인하될 경우 예대마진의 추가 하락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은행들의 순이자 마진(NIM)이 지난해보다 더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대출금리가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어 예대마진도 많이 떨어지는 추세"라며 "점포와 인력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하락세를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고 전했다.
이 같은 부진한 흐름은 상반기 내내 지속될 전망이다. 이날 삼성증권은 은행권의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이 3분기보다 밑돌 것이라고 추산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국내 은행(특수은행 포함)들의 순이자마진은 2.13%까지 떨어졌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4분기 은행권의 당기순이익은 전분기 대비 36.4% 감소하며 시장 예상치를 15.8% 밑돌 것"이라며 "이는 NIM 축소 기조 유지, 저성장 국면 지속에 따른 이자이익 정체, 연말 부실정리, 추가충당금 등 때문"이라고 말했다.
주력 업종인 은행의 수익성 악화에 따라 4대 금융지주사들의 실적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DGB금융지주와 BS금융지주는 6일, KB금융지주·신한금융지주·하나금융지주·우리금융지주 등은 오는 7일 지난해 4분기를 포함한 연간 실적을 발표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가 추산한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당기순이익 성적은 7조8707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9615억원 줄어든 수치다.
금융지주사별로 보면 신한금융이 2조3684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23.6% 급감할 것으로 예상됐다.
KB금융은 지난 2011년 2조3730억원에서 지난해 1조9124억원으로 19.4%줄고, 우리금융 역시 같은 기간 순이익이 2조1368억원에서 1조6532억원으로 22.6%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순이익이 1조9367억원으로 전년보다 58.4%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지만, 외환은행 인수로 발생한 부의 영업권을 제외하면 26.9%나 급감한 것으로 추정된다. 부의 영업권이란 다른 회사를 공정가격보다 싸게 인수할 때 생기는 이익이다.
에프엔가이드는 올해 금융지주사의 실적 역시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증권업계는 4대 금융지주사의 올해 순이익이 지난해보다 8592억원(-10.9%) 줄어든 7조115억원이 될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가계부채 대책과 중소기업 지원 등 금융산업정책을 어떻게 펼칠 것인가에 따라 금융지주의 실적도 엇갈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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