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일 VS 황도환...이번 전쟁은 해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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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2-05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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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외 수출 비중 높아 맞대결 불가피

김준일 락앤락 회장

황도환 삼광유리 대표


아주경제 강규혁 기자 = 국내 밀폐용기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김준일 락앤락 회장과 황도환 삼광유리(글라스락) 대표가 해외에서 맞붙었다.

올해 4조2000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보이는 글로벌 밀폐용기 시장에서 보다 확실한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특히 양사는 경기침체로 위축된 국내 시장이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자 실적과 직결되는 수출에 매진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 같은 듯 다른 해외전략

김준일 회장은 해외시장 개척에 사활을 걸고 있다.

베트남에 내열유리공장·쿡웨어 공장 등 생산 시설을 구축해 '포스트 중국' 시대를 대비했다. 락앤락 매출 비중의 절반 이상이 중국 시장에 집중된 것에 대해 일부의 우려가 제기되자 동남아로 시장 다변화를 꾀한 셈이다.

실제로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지역은 소득수준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주방·생활용품 소비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때문에 김 회장은 현지법인 신설을 통한 직접 영업을 강조하고 있다.

황도환 대표의 해외 출장도 최근 부쩍 늘었다. 이를 통해 락앤락의 텃밭으로 여겨졌던 중국 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차츰 넓혀가고 있다.

유리밀폐용기라는 차별점을 내세운 글라스락의 중국 내 매출은 최근 2년 간 100%씩 증가했다. 중국 1위 쇼핑몰인 타오바오몰이 진행한 해외 기업 초청 행사에서 하루 16억원 어치를 팔아치우기도 했다.

전 세계 83개에 달하는 수출국 중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를 위해 월마트 입점도 노리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월마트와 테스트 오더를 진행했으며 올 상반기 내에 결정이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준일 회장이 강조하는 직접 판매보다 에이전트를 통한 간접 판매를 강조하는 황 대표의 의지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 해외수출은 생존의 필수조건

양사는 지난해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실적을 보였다.

2012년 상반기 영업이익 증가율이 28.1~47.7%에 달했던 락앤락은 3분기 국내 사업 부진과 재고 비용 증가가 이어지면서 영업이익률이 13% 감소하는 부진을 겪었다.

이는 락앤락의 최대 해외 수출 지역인 중국의 경기 둔화 시기와 맞물렸다. 베이징·상하이 등 1선 도시에서 높은 매출 성장을 기록 중이다. 1선 대도시에서는 브랜드 인지도가 90%를 넘어섰다. 이를 바탕으로 일찌감치 2,3선 도시로 영업망을 확대했지만 중국 내 경제환경 악화라는 예상 외의 복병에 울어야 했다.

삼광유리는 이와 반대되는 행보를 이어왔다. 2012년 1, 2분기 삼광유리의 매출 증가율은 각각 5.1%, -2.1%에 그쳤다. 영업이익 증가율 역시 -9.9%, 1.3%로 부진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인천에서 이전한 논산 공장이 정상 가동에 돌입하고, 2010년 50억 규모였던 중국 수출이 5배 이상 늘면서 영업이익 증가율이 19%를 넘어섰다.

양사가 해외시장에 주력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 외형 확대만이 능사 아냐

락앤락은 지난해 말 아프리카 케냐에 이어 호주에도 플래그십 매장을 오픈하며 6대주 모두에 매장 또는 영업법인을 세웠다.

삼광유리는 2월 독일 엠비엔테 전시회를 시작으로 홍콩과 미국에서 열리는 대규모 전시회에 잇따라 참가한다.

하지만 증권가를 비롯해 업계에서는 단순 외형 확대 보다는 수익성 강화와 직결되는 유통 채널 확충과 차별화 포인트가 더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양사 모두 수출이 60~70%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하지만 최근 몇년 간 해외 시장에서 이렇다 할 신제품이나 전기를 마련하지는 못했다"며 "보다 장기적이고 질적 확대도 고려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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