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평의 기적, 종로구 한평공원에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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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2-05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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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을 스토리 담은 창신동 봉제마을 '한땀 한땀 한평공원'<br/>세종마을 한옥밀집 골목길의 마을 쉼터 '빨간벽돌 한평공원'

아주경제 김현철 기자=‘한 평’의 땅이 공원이 될 수 있다. 이 ‘한 평’을 계기로 파편화된 개인적 일상이 공유와 교류를 위한 사회적 삶으로 전환될 수 있다.

방치됐던 마을의 자투리 공간을 의미 있는 생활공간으로 탈바꿈시킨 한평공원이 서울 종로구의 세종마을과 창신동 봉제마을에 만들어져 눈길을 끌고 있다.

한평공원 사업이란 걷고 싶은 도시만들기 시민연대가 주관해 주민과 민간기업, 공공기관이 협력해 버려진 공간에서 마을을 읽고, 마을공동체를 만들어가는 사업이다.

체부동 빨간벽돌 한평공원(체부동 188-1, 약 4.0㎡)이 만들어진 세종마을의 한옥 밀집지역은 빌라가 신축되기 시작하면서 집과 집을 이어주는 길의 기능을 상실한 막다른 골목이나 쓰레기, 풀만 무성하던 자투리땅이 많았다.

이에 마을 주민들은 지난해 8월부터 버려진 공간의 활용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일일이 인근 주민들을 개별 방문해 주민의견을 수렴했다. 어르신들의 산책공간과 놀이공간, 주민들이 만나고 대화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대다수 의견에 따라 해당공간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지에 대한 디자인이 결정됐다.

또 마을의 인적자원을 적극 활용해 마을의 건축사무소와 건축가들과 최종디자인 협의과정을 거쳐, 인근지역 주민들이 직접 주변을 정비하고 화단을 조성해 마을의 작은 쉼터이자 만남의 장소가 지난해 12월에 탄생됐다.

공원 명칭 또한 주민 공모를 통해 주변의 빨간 벽돌과 잘 어우러진다는 의미의 체부동 빨간벽돌 한평공원으로 결정됐다. 주민들은 스스로 공원이용 수칙도 만들어 붙여 놓았다.

창신동 봉제마을 한땀 한땀 한평공원(창신동 23-346, 약 10㎡)은 공원의 이름 그대로 마을특징인 봉제공장의 의미를 담아 한땀 한땀 만든 공간이다.


마을지역 모임인 창신넷과의 회의를 통해 공영주차창 한켠의 버려진 공간을 봉제마을의 특징을 부각시켜 만들기로 뜻을 모았다. 이후 통장을 비롯한 주민들이 나서서 의견수렴을 하고 서울복지공동모금회, 신한은행, 구의 후원을 받아 공원을 조성했다.

특히 이 공원에는 마을의 특성과 자랑거리 등을 마을지도에 담아 봉제원단을 사용해 이색적으로 표현하고, 게시판에는 창신동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과거사진을 걸어 그야말로 지붕 없는 마을박물관, 마을 알림터를 만들었다.

흉물스럽게 방치돼 있던 석축에는 마을의 어린이집 아이들이 직접 그린 창신동 마을그림을 타일벽화로 활용했다. 일부 공간은 공원 인근에 사시는 어르신들이 텃밭으로 일궈 공동관리할 예정이다.

마을주민들의 애정을 듬뿍 담아 지난해 12월에 완성된 공간인 한땀 한땀 한평공원은 낙산공원으로 이어지는 길목에 위치해 어느덧 관광객들의 포토존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시민단체, 주민, 전문가, 공공기관이 뜻을 모아 마을의 이야기를 고스란히 담은 종로 한평공원은 마을공동체 만들기의 출발점이자 과정이라고 할 수 있기에 매우 의미있다”며 “앞으로 이러한 공간들에서 다양한 마을살이가 진행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구에는 이번에 개장한 두 개의 한평공원을 포함해 2002년 원서동, 2003년 가회동, 2004년과 2005년 인사동 등 총 6개의 한평공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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