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손이 연필을 잡듯한 펜슬 그립으로 스트로크하고 있는 필 미켈슨. [미국PGA투어] |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필 미켈슨(미국)이 지난주 미국PGA투어 피닉스오픈에서 통산 41승을 거둘 수 있었던 원동력은 여러가지가 있다.
그는 나흘동안 그린적중률 87.5%로 이 부문 1위를 차지했다. 또 어프로치샷이 홀에 붙은 거리는 평균 8.4m로 역시 수위다. 미켈슨의 퍼트도 나무랄 데 없었다. 퍼트 지표로 쓰이는 ‘스트로크-게인드 퍼팅’은 1.850으로 이 부문 5위였다. 한 라운드에 그린에서만 다른 선수들에 비해 1.85타를 세이브했다는 뜻이다.
그런데 그의 퍼팅 그립이 독특하다. 지난해 벨리 퍼터를 사용하기도 했던 미켈슨은 올시즌 들어 ‘펜슬’ 퍼팅 그립을 한다. 왼손잡이인 그는 오른손을 먼저 그립한 후 왼손은 연필을 쥐듯 살짝 샤프트에 댄다. 크리스 디마르코나 마크 캘커베키아 등이 하는 집게 그립과 유사하나 미국PGA투어 아카데미의 교습가 트래비스 풀턴은 이를 펜슬 그립이라고 일컫는다.
풀턴은 6일 미국PGA투어 홈페이지에 실은 글에서 펜슬 그립의 장점을 설명했다.
먼저 연필을 잡듯 샤프트에 댄 왼손은 스트로크하는 동안에 어드레스 당시의 모양을 그대로 유지한다. 임팩트 때 퍼터의 경로나 페어스가 틀어지게 할 수 있는 퍼올리는 동작(스쿠프)을 막아주기 때문이다. 가만히 대기만 하므로 왼손은 수동적이다. 이는 어깨로 스트로크할 수 있게 한다. 손보다 어깨 움직임에 의한 스트로크가 퍼트 성공의 요체라는 것이 교습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미켈슨은 얼마전까지만 해도 퍼트를 위한 셋업이나 임팩트를 할 때 포워드 프레스를 하곤 했다. 그립을 한 손이 퍼터헤드보다 앞으로 나가는 동작이다. 자연히 그의 오른손목은 뻣뻣하게 일직선이 됐다. 그런데 펜슬 그립을 하고 나서는 퍼터 샤프트를 앞으로 기울이는 일이 줄어들었다. 오른손목도 조금 굽어진다. 이런 자연스런 메커니즘은 임팩트때 퍼터의 경로와 페이스를 더 일치시켜 처음 의도했던 라인으로 볼을 보낼 수 있게 해준다.
2016년부터는 롱퍼터나 벨리퍼터를 사용할 수 없다. 퍼트 때문에 스코어를 줄이지 못하거나 퍼팅 입스(yips)로 고생하는 골퍼들도 많다. 그들에게 미켈슨의 펜슬 퍼팅그립은 대안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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