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저가상품을 판매하는 여행업체도 기분이 좋지만은 않다. 책정된 가격에서 관광코스 및 음식 등을 구성하다보면 서비스 질이 낮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외국인들에게 판매하는 저가 관광상품의 질이 낮은 대신 쇼핑 유도 등 다른 부분에서 이윤을 많이 남기는 편이라 판매를 중단하기는 어렵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업체 한 관계자는 "우리같은 민간 업체들은 관광상품을 판매하면서 이윤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토로했다.
그는 "저가상품의 경우 또, 이윤을 남기기 위해 자연스럽게 쇼핑을 유도할 수밖에 없어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불쾌감을 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판매되는 일부 저가 여행사 상품의 바가지 상술이 우리나라 관광산업을 멍들게 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2011년 조사해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을 재방문하겠다는 중국인 관광객은 5점 기준으로 3.82점을 기록했다. 이는 전체 평균인 3.97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여기에 작년 외국인 관광객 만족도는 그동안 개최된 한국방문의해 기간 중 가장 낮았고 재방문율 역시 저조했다. 한국 관광산업이 질적인 측면에서 한계점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여행사들이 관광객 유치를 위해 위해 벌이는 과잉 경쟁이 질 낮은 상품과 서비스로 이어지는 폐해를 낳아 결국 외국인들의 재방문 의사를 낮추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일부 여행사들의 저가 관광 상품은 무료입장이 가능한 지역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여기에 저급의 식사 제공도 모자라 관광 후에는 자연스럽게 쇼핑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이득을 취하는 악습이 재연되고 있다.
특히 중국인들이 많이 찾는 서울 마포와 서대문의 외국인 전용 관광기념품 판매점에서는 건강기능식품을 시중가보다 몇 배나 비싼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이같은 바가지 상술이 중국인 관광객의 재방문 의사는 날이 갈수록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우리나라가 진정한 관광 선진국 대열에 합류하려면 무엇보다도 외국인 관광객의 한국 재방문율을 높이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들의 재방문율을 높이기 위해선 관광에 대해 만족도를 높여야 하는 만큼 관광 상품의 질을 끌어올리기 위한 대책 마련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관광객 1100만 시대가 열리면서 우리나라는 명실공히 관광 선진국 대열에 진입했다. 그동안 정부와 민간이 관광 인프라 구축 및 서비스 개선을 위해 노력해 왔고 특히 한국방문의해(2010~2013)를 지정해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힘쓴 결과다. K팝과 드라마 등 한류열풍 역시 한국 방문에 큰 몫을 차지했다. 하지만 고질적인 관광 인프라 및 서비스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관광산업의 발전은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
다행히 문화체육관광부는 최근 ‘중국 해외여행 시장 선점을 위한 저가관광 개선 및 고부가가치 관광 활성화 방안’을 통해 중국인 관광객 중심의 저가관광 시장 개선대책을 마련한다고 밝혔다. 중국전담여행사 관리·제재조치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제재기준을 구체화함과 동시에 저가관광 감시단(가칭)을 구성해 여행사 관리를 강화하기로 한 것이다.
문광부는 관광객에게 질낮은 상품을 고가로 판매하고 여행사와 가이드에 과도한 수수료를 지급하는 쇼핑센터(외국인전용 기념품판매점)에 대한 점검과 관리도 강화할 방침이다.
정부의 대책 마련에 부응해 여행업체도 그동안 이어져 온 악습을 철폐하고 고품질의 관광상품 개발을 위한 자발적 노력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여기에 투명한 정보공개를 통해 관광객 피해를 사전에 예방하는 등 제도적 마련을 뒷받침해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의 만족도를 높여나간다면 우리나라는 분명 진정한 관광대국으로 부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