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고령화 진전 대비해 기업 지출여력 늘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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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2-1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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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고령화 국가에서 전체 경제의 지출여력이 안정화되려면 기업의 지출여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11일 한국은행 조사국 산업분석팀의 이홍직 과장과 박재성 조사역은 ‘BOK 이슈노트 : 고령화 국가의 부문별 지출여력 분석’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주장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학계에서는 고령화가 진전되면 가계저축이 줄어들고 정부의 재정수지가 악화돼 전체 경제의 지출 여력을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출여력은 가계, 기업, 정부 등의 부문별로 구성되며 국외에 의존하지 않으면서 추가 지출을 위해 활용할 수 있는 국내 잉여재원을 뜻한다.

지출여력은 클 경우 경제활력이 떨어진 가운데 저축이 누적돼 과잉유동성을 유발할 수 있다. 크다고 좋은 것만은 아니란 얘기다.

하지만 마이너스 수준을 지속하게 되면 이 또한 추가 지출을 위한 안정적 재원 조달에 어려움을 겪게 돼 경제의 안정성장 기반이 훼손될 수 있다.

지출 재원이 부족하면 소비와 투자를 늘리기 위해 국외에서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데, 결국 외채의 증가는 채무감내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그리스와 포르투갈, 스페인 등이 일본보다 국가채무규모가 작으면서도 외채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대표적 사례다.

보고서에서 2010년 현재 노인부양비율 상위 9개국(그리스 제외)을 조사한 결과, 고령화 국가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의 지출여력은 1995년부터 1997년까지 4.9%에서 최근 3년간 3.8%로 떨어졌다. 투자는 제자리 걸음중이지만 저축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정부의 지출여력을 뜻하는 재정수지는 공공부문의 사회보장지출이 늘면서 같은 기간 -3.8%에서 -4.1%로 마이너스 폭이 확대됐다.

이에 반해 기업의 지출여력은 이 기간 -0.3%에서 2.0%로 플러스 전환했다. 투자가 대체로 감소했지만 저축이 꾸준히 늘어난 덕분이다.

한국 역시 1995년과 2010년을 비교해보면 가계의 지출여력이 6.6%에서 1.1%까지 떨어지고, 정부 역시 4.2%에서 2.3%로 낮아졌다. 반면 기업의 지출여력은 -11.6%에서 -0.9%로 마이너스 폭을 줄였다.

이를 바탕으로 보고서는 “고령화 국가에서 전체 경제의 지출여력이 적정 수준을 유지하거나 안정적으로 강화되기 위해서는 기업의 지출여력이 수익창출 역량 제고 등을 통해 일층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기업의 지출여력의 강화로 전체 경제의 지출여력이 플러스를 지속하게 되면 경상수지 흑자 기조를 바탕으로 국민소득 기반이 확충되는 가운데 고용의 안정성도 높아질 수 있다.

2006년부터 2010년 연평균 소득수지 흑자규모가 각각 GDP의 2.8%와 1.8%에 달하는 일본과 독일이 대규모 순대외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데 반해, 경상수지의 적자 누증으로 막대한 대외 채무를 보유중인 이탈리아와 포르투갈의 소득수지가 각각 1.0%와 4.4% 적자를 보이고 있는 것이 위 주장을 뒷받침한다. 지출여력이 플러스인 일본과 독일 등에서 실업률이 낮아지는 등 고용률과의 상관관계도 크다는 것을 시사했다.

기업의 지출여력을 안정적으로 유지 또는 확충하기 위한 방안으로 보고서는 정부의 역할을 당부했다.

보고서는 “정부는 기업의 해외시장 개척, 첨단 자본재 도입 등을 뒷받침하기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기업의 혁신역량 노력을 촉진하기 위한 유인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면서 “정책당국은 여력이 있는 기업이 투자를 늘릴 수 있도록 투자환경을 지속적이고도 일관성 있게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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