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는 10대 소녀, 골프기량은 ‘프로 킬러’

뉴질랜드 교포 아마추어 고보경, 13개월새 프로대회에서 3승…뉴질랜드女오픈 우승후 눈물 흘려

아이스크림을 들고 있는 고보경. 2012년 12월 찍은 것이
다.                                                         [골프다이제스트]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13개월만에 오픈대회에서 3승. 유명프로가 아닌, 10대 고교생 아마추어 골퍼가 달성한 업적이다.

세계 골프계가 주목하는 이 선수는 뉴질랜드 교포 고보경(16· 리디아 고)이다. 고보경은 10일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의 클리어워터GC(파72)에서 끝난 ‘ISPS 한다 뉴질랜드여자오픈’에서 3라운드합계 10언더파 206타(70·68·68)로 우승했다.

좀처럼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고보경이지만, 이 대회 우승 직후엔 눈물을 보였다. 자신이 자란 뉴질랜드의 내셔널타이틀에서 우승했기 때문이다. 고보경 이전까지 이 대회에서 우승한 뉴질랜드 선수는 없었다.

고보경은 2년 가까이 여자 아마추어골프 세계랭킹 1위를 지키고 있다. 그렇더라도 아마추어가 오픈대회에서 우승하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만큼이나 어렵다. 고보경은 지난해 1월 호주여자프로골프투어 뉴사우스웨일스오픈, 8월 미국LPGA투어 캐나디언여자오픈에 이어 이번 대회까지 13개월동안 세 차례나 오픈대회에서 프로골퍼들을 제치고 우승했다.

1997년 서울에서 태어난 고보경은 골프를 더 본격적으로 배우기 위해 2001년 부모를 따라 뉴질랜드 오클랜드로 이민갔다. 골프에 소질이 있었던지 고보경은 뉴질랜드·호주의 주니어대회를 석권했고, 지난해초 뉴사우스웨일스오픈에서 세계 프로골프대회 최연소 챔피언이 되면서 이름을 알렸다.

고보경이 환한 표정으로 뉴질랜드여자오픈 우승컵을 들고 있다. 프로대회에서 벌써 세 번째 우승
이다.                                                                                                                                                        [LET]

그는 ‘최연소 챔피언’ ‘최초의 뉴질랜드 선수’ ‘베스트 아마추어’라는 수식어를 달고다닌다. 주위에서는 프로전향 시기를 묻곤 할 때면 그는 “아마추어골프 세계에서도 배울 것이 많다” “프로데뷔는 나중에 하겠다”고 잘라말했다. 뉴질랜드여자오픈 우승 후에도 그는 “고등학교를 마치려면 아직 2년이 남았다. 프로전향을 서두르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아마추어이기 때문에 오픈대회에서 우승해도 상금을 받지 못한다. 그가 우승한 세 프로대회의 우승상금은 캐나디언여자오픈 30만달러(약 3억3000만원), 뉴질랜드여자오픈 3만804유로(약 4500만원), 뉴사우스웨일스오픈 1만8000달러(약 2000만원)다. 어림잡아 약 4억원이다. 그가 프로전향을 선언할 경우 제시될 계약금을 감안하면 그의 몸값은 수백만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추산도 나온다.

그는 영화배우 소지섭, 가수 빅 뱅의 팬이다. 한국의 TV를 자주 보고 힙합뮤직을 즐기며 아이스크림과 햄버거를 좋아하는, 영락없는 10대 소녀다. 용돈도 부모한테 타서 쓴다. 캐나디언여자오픈 우승 직후 어머니한테서 500달러(약 55만원)를 받아 신발 몇 켤레를 샀다고 한다. 지난해 US여자아마추어골프선수권 우승 직후 어머니는 그가 좋아하는 강아지를 사준다고 했으나 아직 사주지 않았다고 한다. 고보경은 “지금도 엄마한테 그 약속을 지키라고 조르고 있다”고 말했다.

고보경은 남자 톱랭커인 필 미켈슨(미국), 어니 엘스(남아공),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를 좋아한다. 그래서 그 선수들과 동반라운드를 하는 것이 꿈이다.

나이는 어리지만, 골프에 대한 인식은 세계 여자골프계의 기대주다웠다. “골프는 까다로운 스포츠입니다. 안될 땐 화도 나지요. 그러나 다시 도전할 때에는 흥분됩니다.”


<뉴질랜드 교포 아마추어 고보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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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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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년월일             1997년4월24일(16세)
태어난 곳                          서울
이민간 해                          2001년
거주지                   뉴질랜드 오클랜드
주요 기록            2012뉴사우스웨일스오픈 우승
                                (세계 프로골프 최연소-14세9개월5일)
                             2012호주여자아마추어선수권 우승
                                (역대 최연소-14세10개월)
                             2012US여자오픈 베스트 아마추어
                                (공동 39위)
                             2012브리티시여자오픈 베스트 아마추어
                                (공동 17위)
                             2012US여자아마추어선수권 우승
                                (뉴질랜드인 최초)
                             2012미국LPGA투어 캐나디언여자오픈 우승
                                (투어 역대 최연소-15세4개월2일)
                             2012세계여자아마추어팀선수권 개인전 우승
                             2013뉴질랜드여자오픈 우승
                                (유럽여자프로골프 최연소-15세8개월17일)
세계 랭킹           아마추어 1위, 전체 38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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