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호선 2·3단계 노선도. |
아주경제 이명철 기자=서울 강서권과 강남권을 이어 ‘황금노선’으로 불리던 지하철 9호선의 2단계 구간 완공이 다가오면서 신설역 주변 부동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강남권 입지를 갖췄는데도 그동안 가까운 지하철역이 없어 불편했던 삼성·논현동 등지의 아파트와 오피스 건물이 최대 수혜 단지로 꼽힌다.
지하철 9호선 2단계 공사는 강남구 논현동 차병원사거리에서 봉은사~코엑스~잠실운동장까지 총 연장 4.5km에 정거장 5곳을 건설하는 공사다. 2008년 6월에 착공해 지난해 7월 전구간 굴착공사를 끝마쳤다. 올해 대부분 공사를 완료한 뒤 내년 2월까지는 정거장 공사가 마무리된다.
우남직 서울시 도시철도토목부장은 “9호선 2단계가 개통하면 강서~강남권을 잇는 9호선의 역할이 보다 강화되고 분당선·2호선과도 환승이 가능해져 인근 지역 주민들의 교통 편의가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개통 기대감 '솔솔'… 신설역 주변 분양단지 '눈길'
업계에서는 지하철 9호선 2단계 개통이 부동산시장 침체기에 반전 효과를 꾀할 수 있는 대형 호재로 평가하고 있다. 1단계 개통 당시 인근 지역 부동산이 크게 주목받았던 학습효과 때문이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9호선 1단계 개통 당시 강남권 접근성이 좋아진 강서구 일대 아파트값이 30% 이상 뛰기도 했다”며 “2단계 구간은 강남권이어서 급등세는 없겠지만 시세 상승 작용을 일으키기에는 충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2단계 개통에 따른 수혜 지역은 서울 강남구 논현·삼성동과 송파구 잠실동 등이다. 이들 지역은 북쪽으로는 지하철 7호선, 남쪽으로는 지하철 3호선이 다니지만 정작 가까운 지하철역이 없어 소외받던 곳이다. 이 중에서도 삼성동 일대는 고급 단독주택과 빌라·아파트가 모여 있는 대한민국 최고의 주거지로, 앞으로는 지하철 개통 시너지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지하철 9호선 926정거장이 들어서는 차병원사거리 인근 한화꿈에그린 아파트(전용 67㎡)는 지난해 초만 해도 4억9000만원 대에 거래됐지만 현재 시세는 5억5000만원 선이다.
인근 마루공인 관계자는 “최근 몇년 새 부동산시장 침체로 시세가 많이 꺾였지만 개통을 앞둔 요즘에는 호가(부르는 값)이 다시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동 옛 차관아파트 사거리(928정거장)에 위치한 삼성동 힐스테이트 2단지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이 곳에서 지하철을 이용하려면 7호선 청담역까지 버스를 이용하거나 10분 이상 걸어야 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9호선 초역세권 단지로 거듭날 전망이다.
인근 현대공인 관계자는 “9호선이 개통하면 어느 단지보다 상승 가능성이 큰 단지라는 점이 부각되면서 최근 들어 매입 문의가 많아졌다”고 전했다.
929정거장이 들어서는 봉은사 일대도 9호선 2단계 개통 기대감이 높다. 특히 이 정거장은 코엑스몰 광장과 바로 연결되도록 지어진다. 이 지역에는 삼성동 현대아이파크를 비롯해 풍림1·2차, 삼성 래미안, 금호 어울림 등 브랜드 아파트가 몰려 있다.
9호선 2단계 구간 인근 분양 단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신논현역과 926정거장 사이에서는 오피스텔(124실)과 상가(36호)로 이뤄진 ‘신논현역 마에스트로’가 공급 중이다. 한양은 9호선 차병원사거리역 인근에서 도시형생활주택인 '한양수자인 어반게이트'(전용면적 16.40~20.70㎡)를 분양하고 있다.
오는 10월에는 선정릉역(927정거장)과 926정거장 사이 경복아파트를 재건축한 ‘논현e편한세상’ 아파트가 분양될 예정이다. 총 376가구 규모로 이 중 55가구가 일반에 공급된다.
◆오피스·상가시장도 개통 준비에 분주
지하철 9호선 신설역 인근 오피스·상가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현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이미 지난해부터 개정된 건축법에 맞춰 용적률이 상향된 주변 지역 토지·빌딩 소유주들이 빌딩을 신축하거나 리모델링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가운데 신논현역 인근 교보생명 사거리에서 차병원사거리를 거쳐 코엑스까지 이어지는 봉은사로가 주목받고 있다. 지하철 2·7호선 사이에 위치해 지하철 접근성이 다소 떨어졌지만 앞으로 강남과 여의도를 거쳐 김포공항까지 연결되는 노선의 역세권이 되기 때문이다.
상업용 부동산 컨설팅전문사인 와이드파트너스에 따르면 현재 차병원사거리를 중심으로 최근 1년 이내 준공했던 두 개의 신축 빌딩은 0%에 가까운 공실률(빈 사무실 비율)을 보이고 있다. 강남 대표 지역인 테헤란로의 경우도 지역에 따라 공실률이 10% 이상인 것을 감안하면 수요층이 두텁게 형성됐다는 게 업계 평가다.
이충묵 와이드파트너스 팀장은 “고급·대형차량 주차가 쉽고 천정형 시스템 냉난방기와 커튼홀 방식의 통유리 외관 등을 갖춘 9호선 2단계 구간 신축 건물이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며 “아직까지는 지하철 접근성이 떨어지는 만큼 고정 지출을 줄이고 쾌적한 업무환경을 선호하는 임차회사들을 유치하기 위한 임대인의 노력과 전문회사를 통한 마케팅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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