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측근 및 의료계 안팎에 따르면 박 당선인이 오는 25일 취임 전까지 대통령 주치의를 임명할 예정인 가운데 자신의 건강을 가까이에서 돌보는 주치의에 처음으로 여성을 기용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주치의는 대통령의 휴가 및 국외순방, 지방방문 등 모든 일정에 동행하게 된다. 따라서 여성 주치의를 두는 것이 박 당선인에게 더 수월할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차관급 상당의 예우를 받는 주치의는 따로 보수가 없지만 '최고 권위자'의 영예를 갖게 된다는 게 의료계 측 설명이다.
주치의로 임명되면 청와대 비상근직으로 근무하게 된다. 항상 대통령과 30분 이내 거리에 대기하면서 주기적으로 청와대를 찾아 청와대에 상주하는 의무실 의료진 등과 함께 대통령의 건강을 점검한다.
그동안의 사례를 보면 주치의는 대통령과의 개인적인 인연으로 발탁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명박 대통령은 사돈인 최윤식 서울대 의대 명예교수에게 주치의를 맡겼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자신을 괴롭혔던 건강 관련 음해성 소문에 대처했던 허갑범 전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교수를 주치의로 세웠던 바 있다.
역대 대통령 주치의는 모두 남성이었다. 주치의를 자문하는 30여명의 진료과목별 주치의 자문단에서도 여성이 포함된 적은 없었다.
이는 대통령이 모두 남성이었던 까닭도 있지만, 주요 대학병원 의사 중에서 내과를 전공하고 주요 보직을 거치는 등 경험이 풍부한 여의사가 드물다는 이유도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이번에는 처음으로 여성 대통령이 배출된 만큼 의료계 내부에선 여성 주치의가 기용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비록 여성 주치의가 탄생하지 않더라도 자문의단에는 여성 의사가 포함될 것이라는 게 의료계 측 전망이다.
현재 서울대병원에서 유일한 여성 중견 내과 교수인 안규리 교수(58ㆍ신장내과), 여성 질환의 권위자인 순천향대 서울병원 산부인과 이임순 교수(60), 국립암센터 이은숙 박사(51) 등이 주치의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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