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민이 뭐길래"…중국인 1600억원 투자사기 휘말려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중국인의 과도한 미국 이민 열기가 화를 불렀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00여명의 중국인이 미국 투자이민의 유혹에 휘말려 1600억원 규모의 투자사기를 당했다고 징화스바오(京華時報)가 12일 보도했다.

미국증권거래위원회는 8일(현지시간) 공식사이트를 통해 미국인 세티(Anshoo R. Sethi)가 자사주식에 투자하면 미국이민의 기회를 쉽게 얻을 수 있다고 유혹해 250여명 투자자의 1억4500만 달러(약 1590억원)와 운용비용 1100만 달러를 끌어들였다고 전했다. 당국의 빠른 조치로 1억 달러의 투자자금 횡령은 막을 수 있었지만 1100만 달러의 운용비용의 대부분은 그대로 증발했다.

보도에 따르면 세티는 시카고컨벤션센터와 시카코 대륙간신탁센터라는 회사를 설립한 뒤 자신의 회사가 시카고 오헤어국제공항 인근에 세계 최초의 제로배출 LEED 인증(친환경 건물에 부여)을 획득한 호텔과 컨벤션센터를 건설할 계획이라고 투자자들을 속였다. 또한 투자자들이 자신의 회사 주식을 매입하기만 하면 미국투자이민(EB-5)을 통해 쉽게 이민이 가능하다며 투자를 유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EB-5는 해외투자자가 100만 달러 이상을 투자해 (혹은 50만 달러를 실업률이 높은 분야에 투자) 10개 이상의 미국인 일자리를 창출·유지할 경우 미국 영주권을 부여하는 제도를 말한다.

특히 이번 투자사기의 대다수 피해자가 중국인인 것으로 나타나 중국 사회 이민 열풍에 경종을 울렸다.

전문가들은 최근 중국 부호를 중심으로 불고 있는 과도한 이민열풍의 부작용이라고 지적했다. 지난달 중국 글로벌연구센터와 베이징(北京) 이공대가 공동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1억 위안(약 170억원) 이상의 중국 부호 27%가 이미 이민을 떠났고 47%가 이민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돼 충격을 줬다. 중국인의 해외이민 선택의 이유로는 자녀교육과 자산 유지가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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