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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태안읍 상옥리 심비디움 농장> |
지난해 중국 지도자로 선출된 시진핑 총서기가 "사치가 부패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만큼 근검절약 운동을 펼쳐야 한다"며 허례허식과 사치풍조를 근절하기 위한 운동을 벌이면서 춘절기간 선물로 주고 받는 고급 심비디움의 수요가 대폭 줄었기 때문이다.
신비디움은 '귀부인'을 뜻한다. 중국에서 귀부인을 집안에 들이면 1년내내 행운이 찾아온다고 믿는 탓에 고품질의 한국산 노란 신비디움의 인기가 매우 높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우리나라 난 중에서는 호접란과 심비디움이 해외로 수출된다"며 "난의 경우 심비디움은 춘절 때 중국에서 고가로 팔리는데, 시진핑 지도부의 '사치품 자제 운동'이 판로를 가로막을 줄은 몰랐다"고 설명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최근 중국 운남성 곤명지방에서 심비디움 농가가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곳의 여름은 선선하고 겨울은 따뜻해 화훼농사의 최적지로 꼽히지만 심비디움 품질은 좋지 못한 편이다. 저가의 곤명산 심비디움이 생산되면서 국내산 심비디움의 중국 수출은 기존 30~65t에서 현재 10~14t정도를 유지하고 있는데 올해는 더 줄어들 전망이다.
편무길 한국난재배자협회 부회장은 "올해 수출이 급감하면서 전업하겠다고 심비디움 묘종을 안받은 농가가 20여 곳에 이르고, 경쟁력 갖춘 농가들이 폐업하면서 그동안 쌓아온 기술도 도태될 위기에 처했다"며 "2011년 권익위에서 고급 난 선물을 막는 바람에 내수시장이 줄었는데 이번에 중국도 같은 조치를 내려 수출이 막혔다"고 말했다.
편 부회장은 "꽃이 인간에게 주는 정서적 효과가 상당하지만 꽃을 선물하는 것이 호위호식인양 부패의 온상으로 몰고 있어 화훼농가들은 벼랑 끝에 서있다"며 "난이 사치품이라는 생각보다 농민들이 키운 것이라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한 국가에만 집중된 수출구조를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제기됐다.
김미선 농촌진흥청 박사는 "현재 국내산 심비디움은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작목"이라며 "심비디움 수출 다변화를 위해 정부가 농수산물유통공사 등을 활용해 적극적인 해외판로 개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영식 원예경영과장은 "일본 원전 사고 등 세계 경제 상황이 악화됨에 따라 난을 포함한 화훼산업 전체가 어렵다"며 "겨울철 거실 및 사무실 장식용, 침실 공기정화용으로 좋은 심비디움을 많이 사달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농식품부는 수출하지 못한 심비디움 20만본을 판매하기 위해 서울 양재, 수원 등 농협매장 6곳에서 특판코너를 설치했다.
한편, 심비디움은 3년이 되는 겨울에 꽃을 피운다. 색깔이 선명하고 꽃대가 높이 올라오면서, 한대에 꽃이 많을수록 고급 심비디움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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