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의 무풍지대로 여겨졌던 해외 명품 역시 소비심리 위축을 피해가지 못한 상황이다.
불황으로 인해 행사를 기다렸다 저렴하게 구매하는 경향이 확산되면서 제값을 주고 구매하는 고객이 줄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프리미엄 아울렛·온라인쇼핑몰·병행수입 등 상대적으로 저렴한 구매 창구가 등장하면서 점차 백화점이 외면받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로 지난해 이들 백화점의 해외 명품 브랜드 성장세는 예년과 비교해 반토막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신세계백화점 명품 매출은 전년 대비 6.7% 늘어나는 데 그쳤다. 재작년 23.2%를 기록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도 같은 기간 각각 12.0%·10.8% 증가하며, 2011년보다 신장률이 절반으로 줄었다.
상황이 이렇자 백화점들은 부진했던 명품 실적을 만회하기 위해 역대 최대 규모로 명품행사를 준비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오는 15일 본점을 시작으로 강남점과 센텀시티점에서 연이어 2013년 해외명품대전을 진행한다. 신세계는 역대 최대 규모인 300억원어치 물량을 투입하고, 참여 브랜드를 50여개로 확대했다.
이번 행사에는 아르마니·돌체앤가바나·디젤·비비안 웨스트우드 등 전통적인 파워 브랜드를 비롯해 더로우·마틴 마르지엘라·알렉산더 왕·닐 바렛 등 20~30대 젊은 고객들에게 인기 있는 브랜드가 참여한다.
이와 함께 신세계백화점이 직접 운영하는 슈 컬렉션·분더샵·블루핏·맨온더분·가드로브 등 편집매장도 선보인다. 특히 신세계는 올해 처음으로 고객들에게 보내는 해외명품 DM(직접우편)에 브랜드별 대표 상품의 할인 가격을 안내했다.
조창현 신세계 본점장은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소비심리가 위축돼 지난 해 해외명품도 6.3% 매출 신장에 그치는 등 신장세가 주춤하고 있다"며 "올해 행사는 역대 최대 물량을 준비하고 참여 브랜드를 확대해 고객들에게 다양한 상품과 볼거리를 제공해 매출 확대는 물론 글로벌 패션 축제의 장을 마련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현대백화점도 이달 15일부터 17일까지 무역센터점에서 '해외패션대전'을 진행한다. 이어 오는 18일부터 21일까지는 압구정본점에서 행사를 열 예정이다.
이번 행사에는 질샌더·멀버리·닐바렛·파비아나필리피 등 총 30여개 해외패션 브랜드가 참여한다. 작년 봄·여름 이월상품을 중심으로 최대 80% 저렴하게 선보인다. 이와 함께 릭오웬스·엘본·라꼴렉씨옹·콴펜 등 강남 유명 편집숍과 입점 예정인 수입 브랜드도 참여한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올해 해외패션대전은 지난 봄·여름 시즌 상품을 처음으로 행사 물량으로 준비했다"며 "브랜드별로 인기 상품이 한정돼 있어 서둘러 구매하면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은 오는 22일부터 3일간 본점에서 해외명품대전을 펼친다. 이어서 오는 28일부터 4일간 부산본점과 대구점에서, 내달 8일부터 3일 동안 잠실점에서 행사를 잇따라 연다.
이번 행사에는 에트로·아르마니 꼴레지오·발리·멀버리 등 75개 브랜드가 참여해, 최대 80% 할인 판매한다. 롯데백화점은 최초로 10꼬르소꼬모·라꼴렉시옹·아이리스 등이 참여한 '해외패션 편집숍' 코너를 구성했다. 이와 함께 힐앤토트·앨리든·바이에토르·블리커 등 롯데백화점에서만 입점한 멀티숍도 선보였다.
여대경 롯데백화점 해외명품팀 선임상품기획자는 "이번 해외명품대전 행사에 혼수준비 고객, 명품선호 고객, 외국인 고객 등 다양한 고객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알뜰한 쇼핑을 할 수 있도록 상품 준비와 서비스 제공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