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은행의 자영업자 대출총액은 약 253조원으로 전체 대출 1106조3000억원의 22.8%를 차지하고 있다. 비은행권 대출 101조원을 더하면 자영업자 대출은 354조원에 달한다.
자영업자 기업대출은 173조5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5조1000억원, 자영업자 가계대출은 79조1000억원으로 2조3000억원 늘었다. 자영업자 기업대출 중 제조업 비중은 23.3%, 비제조업 비중은 76.7%다.
비제조업은 부동산·임대업(28.5%), 도·소매업(19.3%), 숙박·음식업(10.6%) 등 경기민감업종의 비중이 높았다. 지난해 비제조업 대출은 13조3000억원 늘어났지만, 제조업 대출은 1조8000억원 증가했다.
업종별로는 부동산·임대업, 숙박·음식점업, 도·소매업이 각각 7조5000억원, 1조9000억원, 1조8000억원 늘어나며 큰 증가폭을 보였다. 이는 상업용 부동산 투자와 도시형 임대사업이 늘었고, 베이비부머 세대가 은퇴하면서 숙박·음식점업 창업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자영업자 기업대출은 담보대출이 102조600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신용대출 48조원, 보증대출 22조9000억원이다. 담보는 상가·오피스텔 등 기타 부동산담보대출이 무려 80.9%를 차지했다.
2012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자영업자의 총부채상환비율(DTI)이 24.1%로 2011년 29.1%보다 개선됐다. 그러나 임금근로자 16.6%나 임시일용직 19.4%와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자영업자의 금융자산 대비 금융부채 비율과 소득 대비 금융부채 비율은 각각 91.1%, 156.7%로 전체 평균인 75.1%와 124.3%보다 높았다. 소득 하위 20%에 속하는 1분위 자영업자의 DTI는 54.4%로 소득 상위 20%인 5분위 자영업자의 23.7%보다 2.3배 높았다.
자영업자 기업대출 연체율은 전년보다 0.09%포인트 오른 0.89%다. 이는 가계대출 연체율(0.81%)보다 높고 중소기업대출 연체율(1.27%)보다는 낮다.
업종별로는 도소매업이 전년보다 0.15%포인트 오른 1.14%, 숙박·음식점업이 0.26%포인트 오른 0.97%로 높다. 자영업자 가계대출 연체율은 0.87%였다.
이기연 금감원 부원장보는 "자영업자의 채무상환 능력이 임금근로자보다 낮고 경기민감업종에 대출이 집중돼 있다"며 "부실 가능성에 대비한 체계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감원은 경기민감·공급과잉 업종이나 대출비중이 높은 업종에 과도한 쏠림현상이 나타나지 않도록 과밀업종에 대출할 때는 경영성과평가(KPI) 가중치를 하향 조정하는 등 영업점의 KPI 비중을 합리적으로 조정하도록 할 방침이다.
또 자영업자 고유 특성이 반영된 별도의 신용평가모형을 만들어 합리적인 대출을 유도하며,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한 프리워크아웃 프로그램도 도입하기로 했다.
현재 프리워크아웃 프로그램은 가계대출에 한해 시행 중이다. 하지만 가계대출과 비슷한 성격의 자영업자대출의 경우 은행권의 채무조정 프로그램이 없다. 이 프로그램은 대출금을 일정 기간 갚지 못한 채무자에게 상환기간을 늘리고 이자율을 낮춰주는 방식이다.
이 부원장보는 "일시적인 자금 사정 악화 등으로 채무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 등을 대상으로 은행권 자체 프리워크아웃 프로그램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금감원은 중소기업지원실 내 '소상공인 지원전담팀'을 설치하고 금융사랑방 버스를 활용해 소상공인을 상대로 찾아가는 맞춤형 상담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소상공인의 불법 사금융 피해를 막기 위해 전담신고창구도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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