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ㆍ해운사, 15만톤 규모 벌크선 신규발주로 일감 걱정 '뚝'

-지경부·한전 발전자회사·해운사, 2조원 규모의 유연탄 수송선박 장기용선 서명식 개최

아주경제 신희강 기자= 지식경제부와 한전 발전자회사 5개사가 최근 불황을 겪고 있는 조선ㆍ해운사를 위해 손을 잡았다.

지경부와 발전5사는 14일 그랜드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발전연료인 유연탄을 18년간 발전자회사를 통해 해상으로 운송한다는 골자의 ‘유연탄 수송선박 장기용선 계약식’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윤상직 지경부 1차관을 비롯해 발전5사 사장, 해운회사 4사 사장, 조선협회 회장, 한국기자재조합 이사장, 부산기자재조합이사장 등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장기운송계약 서명이 이뤄졌다.

계약에 따라 해운사들은 향후 2개월 내 국내 조선소를 대상으로 유연탄 수송에 필요한 15만톤 규모의 벌크선 9척을 발주하게 된다. 신규상선은 2015년부터 2018년까지 단계적으로 유연탄 수송에 투입될 예정이다.

발전5사도 이를 통해 유리한 해운운임 및 경제성 있는 선가 등 선박건조 여건을 활용하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여기에 발전5사 공동으로 입찰을 추진함으로써 원감절감 등 규모의 경제 및 원활한 유연탄 공급도 기대하고 있다.

특히 남동발전 등 발전 5개사가 조선업계 일감마련을 위해 제시한 ‘신조(新造) 건조’ 요건에 따라 벌크선 9척(약 4500억원 규모)의 신조 수요가 예정되어 있다. 이를 통해 글로벌 조선 불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조선 및 기자재 업계의 일감 공급에 도움을 준다는 복안이다.

아울러 해운업계도 향후 18년간 약 2조원 규모(연간 약1100억원)의 해운 운임 수입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날 윤상직 지경부 차관은 격려사를 통해 “세계경기 침체로 해운시장 불황을 겪으면서 선박발주가 급감하고, 관련 산업 생태계 전체가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며 “이번 한전 발전 5개사의 용선계약은 해운사·조선소와 조선관련 중소기업에게 일감을 공급해 고용유지,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윤 차관은 “또한 별도의 예산투입 없이 발전자회사의 화주(貨主)로서의 위치를 활용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사례”라면서 “조선업계와 해운업계가 상생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경부는 향후 조선불황 이후 호황기에 대비하기 위해 중소조선·기자재업체의 일감지원정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국내 발주를 통한 내수 활성화를 추진 및 석유·LNG 개발프로젝트에 국내 조선소 및 조선기자재업체의 참여 유도 등을 통해 해양플랜트 시장에 보다 적극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