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금융감독원) |
아주경제 장슬기 기자= 금융감독원이 최근 농·신협에서 불법대출 등 비리를 저지른 임직원들을 적발하면서, 상호금융사에 대한 관리·감독 부실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특히 매년 자산과 조합원수가 늘어나고 있는 신협은 몸집만 늘어날 뿐 자정능력이 부족해 ‘제2의 저축은행’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이 조기경보시스템을 도입하고, 상호금융 단위 조합에 대한 점검을 강화키로 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미호신협, 당진우리신협 등에서 금융실명제법과 동일인 대출한도 규정을 위반한 임직원들을 적발했다.
지난 2003년에는 10개 신협의 임직원들이 140억원대의 횡령을 벌여 영업정지 처분을 받기도 했다. 이밖에도 각 조합에서 대출서류 위조, 리베이트 수수 등 금융비리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관리·감독 부실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신협의 도덕적 해이가 매년 도마 위에 오르는 것은 경영에 대한 검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신협에 대한 1차적 검사는 신협중앙회가 맡고 있으나, 중앙회의 검사 인력이 턱없이 부족해 무려 1000여개에 달하는 조합을 모두 감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금감원이 매년 검사를 나가는 조합도 전체의 2% 수준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신협 관계자는 “신협은 타 상호금융사와 달리 금융위원회와 금감원의 직속 관리를 받고 있어, 감독 체계가 매우 엄격한 편”이라고 해명했다.
문제는 신협의 총 자산과 조합원수가 매년 증가하는 반면 이에 대한 관리·감독은 소홀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신협의 조합원수는 2009년 519만2427명에서 2010년 557만8995명, 2011년 586만2969명, 2012년(6월말) 595만4535명으로 매증 증가하고 있다.
총 자산도 2009년 39조6994억원에서 2010년 47조7486억원, 2011년 49조5451억원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 저금리 기조와 비과세 혜택 등으로 인해 은행이나 저축은행 고객이 상호금융으로 대거 몰리고 있어 수신액도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신협의 2012년 9월말 기준 수신액은 47조6642억원으로 전분기(46조2264억원)보다 3.1% 가량 증가했다. 예금 쏠림현상이 지속되자 신협은 자금 운용에 애를 먹고 있다.
이처럼 상호금융사에 대한 부실 우려가 커지자 금융당국은 이달부터 조기경보시스템을 도입키로 했다. 특히 상호금융 3700여개 단위 조합을 점검해 위험이 큰 곳을 추려낸 뒤 중점 관리할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그동안 상호금융을 관리·감독하는 데 있어서 비효율적이었던 부분들을 개선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검사 및 감독을 강화해 부실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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