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LG패션·코오롱 FnC·세정 등 패션 대기업들은 그동안의 백화점 중심 영업에서 탈피, 로드숍과 자체 패션센터로 유통망을 확장하고 있다. '갑의 횡포'에 더 이상 휘둘리지 않겠다는 의지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제일모직은 지난해 론칭한 빈폴아웃도어 유통을 올해부터 로드숍 위주로 전개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올해 40개 이상의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다. 지난해 개점한 60여개를 포함하면 빈폴아웃도어 매장은 올 연말까지 100개 이상으로 늘어난다. 또 메가브랜드 빈폴의 종합관도 올해 4개 이상 출점할 계획이다. 지난해 론칭과 동시에 60여개 매장을 확보한 빈폴 바이크리페어샵 역시 올해 로드숍 30개를 오픈할 방침이다.
제일모직의 SPA매장 '에잇세컨즈'도 최근 오픈하는 문정점을 필두로 올해 10개점을 출점, 연말까지 30개점을 확보할 예정이다.
LG패션도 최근 LG패션아웃렛과 LF콜렉트를 중심으로 자체 유통망 확장에 나섰다. LF콜렉트는 지난 2009년부터 LG패션이 자사의 브랜드 정체성을 강화하기 위해 운영하고 있는 패션복합매장이다. 현재 40개점을 운영 중이고, 올해 70여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코오롱 FnC는 커스텀멜로우와 럭키슈에뜨를 필두로 가두 상권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09년 론칭한 남성복 브랜드 커스텀멜로우는 올 하반기부터 전국 주요상권에 플래그십스토어를 오픈, 75개까지 매장을 확대할 방침이다. 지난해 62개 매장에서 약 45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세정도 올 가을·겨울 시즌 오픈을 목표로 자사브랜드 위주의 소형패션타운 개발 사업을 진행 중이다. 특히 이 사업에는 패션브랜드이자 유통브랜드인 '인디안'을 대폭 리뉴얼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이처럼 패션업체들이 자체 유통망 확대에 나서는 이유는 자사브랜드의 안정적인 유통망 확보와 동시에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또 갑의 횡포로 불리는 '과다한 백화점 입점 수수료'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패션업체라면 누구나 자신의 고유한 유통채널을 확보하고 싶어한다"며 "장기적으로는 백화점 상권이 죽고, 플래그십이나 브랜드숍들이 강화되는 패션 선진국들의 추세를 따르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국내 패션 유통이 지나치게 백화점에 한정돼 과도한 입점 수수료 등 갑의 횡포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게 사실"이라며 "자체 유통망으로 가격의 30~35%에 해당하는 백화점 수수료가 사라지면 품질 향상, 사은품 제공 등 고객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 갈 수 있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