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그룹 사장' 되려면…서울·영남 명문고 나와야

아주경제 김진오 기자= 10대 그룹 상장사에서 사장급 이상 임원의 80%가량이 서울 및 영남권 고교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재벌 및 CEO, 경영평가 사이트인 CEO스코어가 국내 10대 그룹 93개 상장사의 사장(직급 기준) 189명의 출신고교 및 출신고의 소속 지역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전체의 79.9%인 151명이 서울과 영남의 이른바 명문고교 출신이었다.

경기고 서울고 경복고 중앙고 용산고 등 명문고가 대거 포진한 서울은 전체의 절반이 넘는 95명(50.3%)의 사장을 배출했다. 영남 또한 지방이라는 핸디캡에도 부산고 경남고 경북고 경북사대부고 동래고를 중심으로 56명(29.6%)의 대기업 사장을 배출했다. 같은 지방인 충청 7명(3.7%), 호남 6명(3.2%)과 비교할 때 영남권의 강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CEO스코어 관계자는 “80%에 육박하는 대기업 그룹 사장들이 서울과 영남의 명문고 출신이라는 것은 이 지역 고교 출신이 아니면 유명 기업의 사장 명함을 달기 힘든 현실을 보여준다”며 “호남은 광주고와 광주일고가 2명씩 사장을 배출하는데 그쳐 법조계, 언론계, 문화예술계에서는 큰 비중을 차지하면서도 재계 진출은 적다는 세간의 지적을 확인해줬다”고 말했다.

서울에서도 소위 일류고교로 분류되는 경기고(17명) 서울고(12명) 경복고(11명)가 1,2,3위를 싹쓸이했다. 영남에서는 부산의 라이벌로 꼽히는 부산고(9명)와 경남고(6명) 5위와 7위를 차지했으며, 대구의 명문 경북고(5명)과 경북사대부고(5명)도 나란히 8위에 올랐다.

그룹별로는 삼성은 서울고 출신이 유독 많은 반면 현대차, SK, LG는 경기고 출신 사장들이 상당수를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 삼성그룹은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을 필두로 강호문 삼성전자 부회장, 김재권 우남성 삼성전자 사장, 김석 삼성증권 사장,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 등이 서울고 출신이다. LG그룹은 이희국 LG기술협의회 의장을 포함해 5명, 현대차그룹은 이형근 기아차 부회장, 최한영 현대차 부회장 등 4명, SK그룹은 김신배 SK그룹 부회장 등 4명이 경기고 출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