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권 재건축 매매시장이 심상찮다. 호가는 물론 실제 거래 가격도 오름세를 타고 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경. [아주경제 DB] |
아주경제 정수영·김현철 기자=“관망세가 매수세로 바뀌는 분위기입니다. 최근 잇따라 강남 재건축 단지들이 심의를 통과하고 취득세 감면 재시행까지 되면서 매입 문의가 부쩍 많아졌어요.”(서울 강남구 개포동 H공인 관계자)
서울 강남 재건축 아파트 매매시장이 꿈틀대고 있다. 매도 호가(집주인이 부르는 가격) 오름세에 힘입어 실제 거래가격도 상승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재건축 아파트값이 한달 보름새 평균 1000만~2000만원 정도 오른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는 급매물 소진에 따른 것으로, 추격 매수세가 쉽게 따라붙지 않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13일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계속 하락하던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값이 연초부터 오름세로 돌아섰다.
상승세가 가장 두드러진 곳은 강남구 개포지구다. 개포 주공3단지가 지난달 22일 조합설립인가를 받으면서 개포지구내 재건축 대상 아파트값이 일제히 상승했다. 개포동 황금공인 관계자는 “지난달 중순 이후 한달 새 5000만~6000만원 정도 호가가 뛰었다”며 “실제 거래가격도 비슷한 선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개포 주공3단지 전용면적 36㎡형은 5억7000만원 선을 호가한다. 실제 거래되는 가격도 5억6000만원대다. 개포 주공1단지 전용 35㎡도 5억5000만원대로 2007년 수준까지 바짝 따라붙었다.
서초구 반포지구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30일 신반포1차아파트 재건축 안이 통과되면서 급매물은 모두 사라진 상태다. 인근 퍼스티지공인 관계자는 “재건축 승인 직전에 급매물은 모두 소진된 상태”라며 “향후 사업승인 등 재건축사업에 속도가 붙으면 가격은 더 뛸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16일 부분 종상향을 포함한 정비계획안이 통과된 강동구 둔촌주공 아파트값도 상승세다. 이 단지 전용 73㎡의 현재 시세는 6억6000만원 선으로, 올해 초보다 3000만원 가량 올랐다.
일부 단지들의 잇따른 심의 통과는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값을 전반적으로 상승시키는 효과로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인 부동산114 조사를 보면 강남4구(강남·송파·서초·강동구) 재건축단지 시세는 지난 8일 기준으로 전주보다 0.13% 올랐다. 이전 2주까지 포함하면 3주동안 0.45% 오른 셈이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77㎡의 경우 지난해 10월께 7억1000만원까지 나왔던 급매물이 사라지면서 현재 7억3000만원대가 최저 가격이다. 실제 거래는 이보다 1000만원 정도 낮은 선에서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재건축사업 속도가 빠른 곳들을 제외한 나머지 단지들의 경우 추격 매수세가 따라붙지 않고 있다.
은마아파트 복음공인 대표는 "설 이전부터 보름 정도 반짝 거래가 되다가 지금은 조용하다"며 "급매물이 빠지자 가격에 부담을 느낀 매수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선 상태"라고 전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강남권 재건축시장이 추가 연장될 취득세 감면과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에 호가 상승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다만 새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활성화 대책의 내용에 따라 시장 상황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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