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100 - 분양광고

4중고에 빠진 한국 증시… 언제나 볕들까?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3-02-14 17:03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작년 상장사 60%가 '어닝쇼크'<br/>환율 안정, 外人 수급이 관건

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국내 주식시장이 4중고에 빠져들 조짐이다.

기업의 부진한 실적, 원화 강세, 외국인 자금 이탈 등이 한꺼번에 증시를 덥치면서 해법 찾기가 쉽지 않다. 여기에 올해 상반기 증시 전망이 어둡다는 점도 투자자들을 낙담케 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환율 변동성이 점차 줄어들고 있고, 외국인 투자도 돌아와 지금이 '저가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14일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이달 현재까지 작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한 상장사는 501곳으로 이 가운데 60% 정도가 '어닝쇼크(실적 부진)' 수준의 초라한 성적표를 공개했다. 시장 전망치보다 10% 이상 적은 실적을 발표하거나 심지어 적자를 기록한 기업 비중이 절반을 훌쩍 넘었다는 의미다.

특히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삼성전자 등 반도체 업종을 제외하면, 작년 4분기 기업들의 실적 부진이 더욱 두드러진다. 시가총액 기준 증시의 20% 정도를 차지하는 삼성전자를 뺀 나머지 기업들의 수익성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해석된다.

하이투자증권 노종원 연구원은 "업황이 최악인 화학·조선·정유 등 소재 및 산업재 부문의 실적 부진은 역대 최고 수준"이라며 "최근 세계 증시가 대부분 살아나고 있는 가운데, 한국 증시만 유독 침체를 면치 못하는 것은 기업들의 실적 부진이 주식시장 참여자들의 자신감을 떨어트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원화 강세, 엔화 약세 등 환율 변동으로 인한 수출 감소 우려감도 국내증시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5월 25일 1185.6원에서 지난달 15일에는 1054.5원으로 11% 감소했다. 비슷한 시기 엔·달러 환율은 달러랑 77엔 대에서 90엔대 초반까지 상승했다. 국내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이 원화 강세로 낮아지는 동시에 경쟁국인 일본 기업들의 경쟁력은 크게 높아진 셈이다.

한국투자증권 서성문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1% 하락할 때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올해 예상 주당순이익이 각각 0.5%, 0.8% 줄어들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달 15~16일 열리는 G20(세계 주요 20개국) 재무장관 회의에서 일본의 의도적인 엔화 약세 등에 대해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지만, 구체적인 해결책이 마련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원화 강세로 세계 증시 활황과는 다르게 침체돼 있는 국내 증시가 당분간 살아나기 힘들 것이란 뜻이다.

BS투자증권 홍순표 연구원은 "지난 2010년 10월 서울 G20 정상회의가 세계 환율전쟁을 완화시킬 수 있었던 것은 인플레이션이 세계 경기를 위협할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현재는 미국과 유럽의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1~2% 정도로 안정적이라, 이번 G20 재무장관 회의에서는 환율 변동의 단기 속도 조절 이상은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화 강세와 실적 부진 속에 외국인 투자자는 한국을 떠나고 있다.

올해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는 14억6200만 달러(한화 약 1조5800억원)다. 반면 대만(14억4020만 달러)·인도(76억0340만 달러)·인도네시아(10억1820만 달러) 등 다른 아시아 증시는 몰려드는 외국인 투자자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일본 증시에도 외국인 투자자가 몰리고 있다. 지난해 10월 엔화 약세가 본격화한 이후 일본 증시의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41조원에 달한다. 이에 힘입어 일본 닛케이지수는 최근 석 달 새 30% 가량 올랐다.

다만 지금이 저평가된 한국 증시에 투자할 적기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NH농협증권 조성준 연구원은 "최근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090원선에 머물러 있고, 선진국 증시 대비 저평가된 한국 증시에 외국인 투자자들의 유입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며 "주가가 떨어졌을 때를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하는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