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곰상인 심사위원 대상에는 유럽의 집시 가족이 겪는 사무치는 가난을 그린 보스니아의 다니스 타노비치 감독의 신작 ’언 에피소드 인 더 라이프 오브 언 아이언 피커(An Episode in the Life of an Iron Picker)‘가 차지했다.
가장 경쟁이 치열했던 여우 주연상은 세바스찬 렐리오 감독의 칠레 영화 ’글로리아(Gloria)‘에서 60대 이혼여성의 자유분방한 사랑을 연기한 파울리나 가르시아가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언 에피소드∼‘에서 집시 역할을 맡은 나지프 무직이 남우주연상을, 미국의 코미디물인 ’프린스 애벌랜치‘의 데이비드 고든 그린 감독이 최우수감독상을 각각 받는다.
금곰상 수상작인 차일드스 포즈는 주도적인 성향의 어머니가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아들을 교도소에서 꺼내기 위해 온갖 수단방법을 동원하는 과정을 그렸다.
공산주의 잔재가 남아있는 루마니아에서 돈으로 어려움을 해결하는 사회의 부조리한 단면과 물질주의를 풍자적으로 고발한다.
네처 감독은 루마니아의 독재자였던 니콜라에 차우셰스쿠가 1989년 사망한 이후떠오르는 젊은 영화감독 그룹을 대표한다.
그는 금곰상에 선정된 후 독일 TV에 “영화의 시작 부분은 나와 어머니의 관계를보여주지만 다른 부분은 전부 지어낸 얘기”라면서 “어머니도 영화를 보셨지만, 좋아하셨다”라고 말했다.
올해 베를린영화제는 테마는 ’재앙의 부수적인 피해‘(The collateral damage ofthe catastrophe)로 세계 곳곳의 사람들이 오랜 경제 위기의 터널을 지나오며 겪어온 고통스러운 상황이 다수의 영화에 녹아들어 있었다.
루마니아와 보스니아 영화가 나란히 금곰상과 심사위원 대상에 선정됨으로써 영화제 개막 초기부터 불었던 동유럽의 강세를 확인했다.
한편 기대를 모았던 홍상수 감독의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은 베를린 영화제 상영에서 관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지만, 아쉽게 수상작에 들지 못했다.
한국 영화는 1961년 강대진 감독의 ’마부‘가 은곰상을 수상하는 등 지금까지 10
편이 본선 경쟁부문에 진출했으나 2007년 이후에는 수상작을 내지 못하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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