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원자력협정은 2014년 3월 19일 만료되지만 미국 의회의 비준 일정을 감안하면 올 상반기 안에 협상을 완료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미국은 의회 절차를 이유로 협상 시한을 올 상반기로 정한 것으로 17일 알려졌다.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협상이 타결되면 미국은 이를 의회에서 비준받아야 한다. 우리의 경우 원자력 관련 협정은 국회 비준을 받지 않았다.
미국 상ㆍ하원에서 원자력 협정을 비준을 받으려면 행정부가 협정문과 함께 핵확산평가보고서(NPAS)를 제출해야 한다. 비확산 정책 측면에서 협정 문안을 평가하는 이 보고서는 작성에 1개월이 소요된다. 유관 부처의 협의 기간 때문이다.
또 미국 의회의 협정 비준은 '연속 회기 90일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그런데 이 90일은 의회가 열리는 날짜를 기준으로 계산하기 때문에 실제로 이 요건을 충족하는데는 통상 반년 정도 걸린다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다른 나라의 원자력협정 비준 사례를 보면 빠르면 4∼5개월, 늦으면 7∼8개월 정도 걸렸다"고 전했다.
이런 비준 기간을 감안할 때 이달 25일 출범하는 새 정부가 원자력 협정을 개정하려면 3∼4개월간 압축적으로 미국과 협상을 진행해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간 우리 정부가 핵심 사항으로 보는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와 저농축 우라늄 자체생산 문제에 미국은 부정적 입장이라 협상이 순조롭지 못했다.
여기에다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국내에서 자위권을 이유로 핵주권론이 분출되는 것도 협상 전망을 어둡게 해, 핵 주권론은 미국의 핵확산 우려를 더 키울 수 있다.
정부는 현재 핵확산금지조약(NPT) 4조에 보장된 평화적인 핵 이용권을 토대로 미국에 재처리와 농축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또 새 정부 출범에 따른 조직 정비도 협상을 지체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협상에는 현재 외교통상부, 교육과학기술부, 지식경제부, 원자력안전위원회 등 여러 부처가 관여돼 있는데 이들 부처가 포함돼 있는 정부조직 개편이 늦어지면 협상을 본격화하는데 그만큼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미국의 경우에도 국무부를 관둘 것으로 알려진 로버트 아인혼 비확산ㆍ군축담당 특보에서 토머스 컨트리맨 국제안보ㆍ비확산담당 차관보로 협상 대표가 바뀔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협상이 시작된 2010년 10월부터 이 두 사안에 대해서는 자국의 핵 비확산 정책을 이유로 '협상 불가' 입장을 고수해 왔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