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T 허브이자 중국 시장의 관문으로 통하는 홍콩에서의 시장 지배력을 높여 아시아 지역을 둘러싼 애플과의 주도권 경쟁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18일 홍콩 광고조사기관인 애드맨고(admanGo)의 통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홍콩에서 5억5431만 홍콩달러(약 772억원)의 광고비를 지출해 전년 대비 2.4배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애플이 지출한 광고비 1억2000만 홍콩달러보다 5배 가량 많은 금액이다. 애플도 지난해 홍콩에서의 광고비 지출을 76% 늘렸지만 삼성전자를 추격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삼성전자의 광고비 지출이 큰 폭으로 늘면서 홍콩 광고시장 내에서의 순위도 3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1위는 8억9614만 홍콩달러를 지출한 P&G가 차지했으며 화장품 업체인 로레알이 2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등 IT기기 분야의 시장 지배력 확대에 마케팅 역량을 집중했다.
현지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에 나서면서 홍콩 내 시장점유율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며 “반면 애플의 점유율은 45%에서 30% 수준까지 하락했다”고 전했다.
구매력이 높은 홍콩 소비자들의 선택이 다른 아시아 지역 국가들의 IT 관련 트렌드를 좌우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삼성전자의 시장 점유율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이건희 삼성 회장이 지난해 9월 직접 홍콩을 방문해 아시아 최대 부호인 리카싱 청쿵그룹 회장과 협력방안을 논의한 것도 삼성전자의 광고비 지출 확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건희 회장과 리카싱 회장은 휴대폰 사업과 LTE 통신망 구축, 플랜트, 건설, 엔지니어링 등 다양한 사업분야에 대해 광범위한 협력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이에 대해 홍콩 현지 언론들은 아시아 재계를 대표하는 두 거인이 손을 잡고 애플 견제에 나섰다는 보도를 쏟아냈다.
세계 최대의 스마트폰 제조업체로 떠오른 삼성전자가 홍콩 내 최대 통신회사를 보유한 청쿵그룹과 협력을 강화할 경우 아시아 지역에서 애플을 따돌리고 확고한 우위를 점할 수 있게 된다.
홍콩 광고업계 관계자는 “애플의 광고비 지출 규모는 10위권 밖으로 영향력 면에서 삼성전자에 미치지 못한다”며 “홍콩에서 삼성전자의 우세가 굳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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