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오늘(18일)로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서의 정부조직법 개정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17일 오후 5시부터 8시 30분까지 3시간 30분간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6인 회담’ 형식으로 협상을 벌였으나, 일부 쟁점에 대한 현격한 입장차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날 협상은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 진 영 정책위의장, 김기현 원내수석부대표, 민주당 박기춘 원내대표, 변재일 정책위의장, 우원식 원내수석부대표 등 6명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됐다.
여야는 이날 협상에서 정부조직 개편과 관련한 쟁점 중 일부 사항에는 의견 접근을 이뤘지만, 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 기능의 미래창조과학부 이관 문제를 놓고 팽팽한 이견을 보였다.
새누리당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의중을 감안해 방송통신위의 일부 방송통신 기능을 미래창조과학부로 이관키로 한 개편안 원안대로 입법화해야 한다는 점을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은 방송 공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일부 기능의 이관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위 부위원장이기도 한 진 영 정책위의장은 회담 직후 기자들과 만나 “미래창조과학부는 박 당선인 국정운영의 핵심 부서”라며 “당선인이 국정 운영을 원활히 할 수 있게 야당이 협조해 주는 게 원칙이지, 우리가 포기하는 게 협조하는 것이냐”며 원안 고수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 우원식 원내수석부대표는 “여러 현안에 대한 의견교환이 있었지만 방송통신위 관련 구체적 사안에 들어가자 합의가 안된 것”이라며 “방통위 문제에 합의가 안되면 다 안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새 정부가 출범하는 25일 이전까지 국회에서의 정부조직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박근혜 정부’는 이명박 정부의 내각과 조직으로 첫 출발을 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
또한 미래창조과학부, 해양수산부 등 신설이 예고된 부처 장관 내정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 지연도 불가피하다.
새누리당은 새 정부의 정상적인 출범을 지원하기 위해 여야 협상을 지속해 나갈 방침이며 민주당은 새누리당과 인수위의 의견조율 결과를 지켜본 뒤 협상에 임할 계획이다.
한편, 여야는 이날 협상이 결렬된 데 대해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겼다.
새누리당 신의진 원내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박 당선인의 국정철학과 국가미래비전을 민주당이 끝내 발목 잡는 것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시하지 않을 수 없다”며 “당리당략에 치우쳐 국민의 뜻을 외면하는 모습을 반복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윤관석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은 적극 협조할 의지를 갖고 협상에 임했지만 방송통신 분야에 대한 큰 이견으로 합의에 이르지 못해 안타깝다”며 “박 당선인의 가이드라인이 세기는 센가보다. 협상 절벽을 느끼고 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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