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관이 명관" 은행권, 퇴직자 다시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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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2-18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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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최근 은행권의 퇴직 직원들이 하나 둘씩 다시 은행으로 돌아오고 있다.

숙련된 노동력을 활용해 업무 부담을 줄이고, 일자리를 지원함으로써 실업률을 낮추고자 퇴직자들을 재고용하는 것이다.

18일 은행권에 따르면 경남은행은 지난 2011년부터 본격적으로 퇴직직원을 재고용하거나 재취업을 지원하고 있다.

경남은행에 따르면 2011년에 11명의 퇴직직원이 재고용됐으며, 지난해는 9명이 다시 돌아왔다. 올해 현재 4명 등 총 24명의 퇴직직원이 은행에 다시 발을 들였다.

이들은 영업점 모니터링과 자정감사, 여신관리 및 신용조사, 서민금융 지원 등 영업점의 업무를 지원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신입 직원 채용과 별도로 보조 업무직을 신설하기 때문에 신입직원 채용과도 무관하게 인력을 운용할 수 있다는 게 경남은행 측 설명이다.

경남은행 관계자는 “리스크 관리 부문을 보다 세분화해 인력을 늘림으로써 오히려 세부 점검을 강화하는 등 더 큰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은행은 지난 4일 퇴직 지점장 가운데 10명을 '감사 전담역' 계약직으로 다시 고용했다. 이들은 신규 예금담보대출이나 예·적금 해지 등에 문제가 없는지를 매일 점검한다.

지난 2007년부터 퇴직자 재고용을 실시해 온 부산은행은 지난해까지 6년간 총 70명을 다시 은행에서 일하도록 했다.

올해도 32명의 퇴직자들을 다시 고용할 계획이다. 이들 역시 감사업무 등 일선 영업의 후선에서 이를 보조하는 역할을 담당하며, 계약기간은 평균 2~3년이다.

지방은행에서 이 같은 퇴직자 재고용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은 이미 업무에 대해 숙달돼 있어, 인력 운용에 대한 부담이 낮다는 데 있다.

예경탁 경남은행 인사부장은 “현재 퇴직직원 재고용과 취업지원을 위해 체계화된 인력 풀(POOL)을 구축해 운용중”이라며 “숙련된 노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기업부담을 줄일 수 있는 만큼 앞으로 이를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본격적으로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가 시작된 데 따른 사회적 분위기도 은행들의 퇴직자 재고용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시중은행 중에서도 신한은행은 2009년부터 전담감사팀장 및 관리전담팀장 등 전문직 채용제도를 통해 퇴직자들이 기존 급여의 70~75%만 받고 정년까지 근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시중은행에서 이같은 퇴직자 재고용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재고용 사례가 간혹 있었으나, 임금을 줄이는 대신 정년을 보장하는 임금 피크제를 시행하면서부터 재고용 사례는 없어졌다”고 말했다.

문제는 금융권에서는 임금 피크제를 시행하기보다 복지 혜택을 확대한 희망퇴직을 권고하고 있어, 임금 피크제 선호도가 낮다는 데 있다. 이에 우리은행 등 대부분의 시중은행은 퇴직자들을 재고용하기보다 재취업 알선 등을 지원해주고 있다.

한편 지난해 12월 전국은행연합회와 금융투자협회 등은 퇴직 금융인의 재취업 지원을 위해 기업은행이 운영하는 사이트 '잡월드(www.ibkjob.co.kr)'에 '금융전문인력 채용관'을 신설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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