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계 입각의 물꼬를 튼 인물은 지난 13일 안전행정부 내정자로 지명된 유정복 의원이다.
이어 17일 진영 보건복지부·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합류하면서 17개 부처 중 세 곳이 친박계 인사들로 채워졌다. 조 후보자는 한때 친이(친이명박) 인사로 분류됐지만 대선 기간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을 '그림자 수행'하며 친박계 인사로 굳어졌다.
당초 중량감 있는 정치인들의 대거 입각이 예상됐지만 3명에 그친 이유는 본인들의 고사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정부의 장관 후보자 17명을 출신별로 분류해보면 관료 출신 8명, 학계·연구소 출신 5명, 정치인 출신 3명, 산업계 출신 1명 등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번 조각 인선을 계기로 박 당선인의 '써 본 사람'을 재기용하는 기조가 변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친박계 인사들의 눈이 남은 청와대 참모진 인선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다만 청와대 참모는 의원직을 반납하는 것이 관례인 만큼 현직 의원들보다는 원외 인사에 무게가 쏠린다.
이에 따라 각종 자리마다 거론되고 있는 이정현 당선인 비서실 정무팀장과 권영세 전 의원은 여전히 청와대 입성 가능성이 열려있다.
수석비서관 인선과 관련해선 박 당선인의 대선공약을 집대성했던 국민행복추진위원회 참여 인사들과 싱크탱크격인 국가미래연구원 출신들이 다수 포함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또 계속되는 '개국공신' 배제 기류에 일부 친박계 인사들의 이탈 조짐이 일고 있는 것도 친박 등용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정부조직 개편안이 여야 협상 난항으로 표류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의 도움없이는 임기 초반 안정된 국정운영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여권 한 관계자는 박근혜 정부의 정치인 입각과 관련해 "첫 조각으로 판단하기에는 무리라고 판단된다"면서 "과거 정부에서도 첫 조각에는 외부 인사의 깜짝 발탁으로 개혁적인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주력해왔기 때문에 이 정도 입각 수준이 적은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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