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스마트기기가 증권사들의 수익성을 악화시키는데 일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 거래대금이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수수료가 싼 모바일 거래(MTS) 비중이 늘면서 수익률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
19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키움증권·KDB대우증권 등 대형 증권사 7곳의 지난해 3분기(10~12월) 순이익은 2011년 같은 기간보다 평균 41.4%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키움·현대·동양증권의 순이익 감소율은 50%를 훌쩍 넘어설 것이란 예상이다.
증권사 실적이 크게 나빠진 것은 주식 거래대금이 감소하면서 수수료 수익이 대폭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 2011년 하루 평균 6조8000억원을 넘나들던 거래 규모는 작년 4조8000억원대로 쪼그라 들었다.
여기에 최근 스마트폰을 이용한 주식 거래가 급격히 늘며 수익률까지 하락했다. 금융투자협회에 거래 수수료를 공개한 31개 증권사의 MTS 평균 수수료는 1227원으로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의 1667원보다 훨씬 저렴하다. 영업점을 통한 거래 수수료와 비교하면 4분의 1 수준이다.
이 같은 추세는 앞으로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주식 거래에서 MTS 비중이 갈수록 높아질 것으로 예상돼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09년 코스피 전체 거래에서 MTS가 차지하는 비중은 2.4%였으나 작년에는 15%로 6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달에는 5.6건 중 1건이 MTS를 통한 거래였다.
그동안 주식 거래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던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이 컴퓨터 앞에서만 이용 가능하다면, MTS는 저렴하면서도 장소의 제약이 없다는 것이 장점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스마트폰 주식 거래가 늘고 있지만 수수료가 워낙 싸 실적 개선에 큰 도움이 되지는 못 한다"며 "더구나 증권사 간 경쟁으로 수수료를 무료로 해주는 행사도 많아 모바일 거래로 인한 수입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금액이 4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줄어든 것도 증권사 수수료 수익 악화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절세 효과를 볼 수 있는 주식형 상품 수요가 수수료가 저렴한 거래처로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증권 장효선 연구원은 "금융소득 과세 기준이 강화되면서 거래 수수료가 저렴한 간접투자 상품인 상장지수펀드(ETF) 등 주식형 상품 수요가 증가할 수 있다"며 "이 경우 수수료가 저렴한 일부 온라인 증권사를 제외한 나머지 증권사 수익이 더욱 나빠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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