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원내수석부대표 등 각종 채널을 동원해 물밑 접촉을 벌이고 있지만 접점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다.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가 지연되는 만큼 여야의 '네 탓 비방전'도 가열되고 있다.
19일 국회에 따르면 새누리당 김기현·민주당 우원식 원내수석부대표가 회동을 통해 개정안 문제를 논의했지만 최종 합의에 실패했다.
새누리당은 인수위가 제출한 개편안 원안 통과를 바라지만 민주당은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진흥정책 존치, 원자력안전위원회의 독립성 보장, 중소기업청 강화, 교과부의 산학협력 기능 존치 등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민주당은 방통위의 방송 광고와 주파수 규제 권한을 미래창조과학부로 옮기는 방안을 쟁점화해 반대하고 있다.
여야가 이같이 대립하면서 개정안은 빨라야 취임식 이후인 26일 본회의에서 처리될 판이다.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27일께부터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후보자들이 낙마할 경우 박 당선인은 이명박 정부 장관들과 3월 내내 정부를 이끌어야 하는 상황에 빠지게 된다.
이에 여야는 개정안 처리 지연 책임을 서로에게 떠넘기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는 이날 확대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이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행안위 안건조정위 설치를 요구하는 것과 관련 "제도를 악용해 90일이나 소요되는 안건조정위를 가동하자고 발목 잡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원내대표는 "심지어 정부조직법 개정과 아무 관련 없는 (쌍용차) 국정조사, 청문회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동의할 수 없다는 식"이라며 "구태의연한 정치를 계속하면서 입으로는 새 정치 하겠다, 통 크게 협력하겠다고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기현 원내수석부대표는 "새 정부가 일할 도구를 달라는데 그 도구를 주지 않는 것은 횡포"라며 "나라 안팎으로 많이 어려울 때 야당도 당리당략을 떠나 새 정부의 순조로운 출범을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박기춘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전날 이한구 원내대표가 정부조직 개편 협상 난항과 관련해 "이제는 행동으로 옮겨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밝힌 데 대해 "협상 거부 선언이자 날치기 선언"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박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이) 날치기 폭력을 추구하면 국회법에 따라 민주적 방어에 나설 것"이라며 "새누리당도 책임 있는 협상으로 화답해달라"고 말했다.
우원식 원내수석부대표는 방통위 기능 이관과 관련, "언론장악용 기구 개편이며 구 정보통신부 관료들의 밥그릇 챙기기용"이라며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정작 필요한 ICT(정보통신기술) 통합을 외면한 채 방송 정책의 미래부 이관을 고집한다면 방송 장악이라는 잿밥에만 관심을 가진 걸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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