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궈지진룽바오(國際金融報) 20일 보도에 따르면 세계 최대 석유 생산기업인 러시아 로스네프트 이고르 세친 회장이 17일부터 사흘 간 중국을 방문한 가운데 왕치산(王岐山) 부총리와 만나 석유공급 확대, 석유 업·다운스트림 사업 협력 확대 등의 현안을 논의했다.
또한 세친 회장은 이어 중국 3대 국영 석유기업 수장인 중국석유화공집단공사(시노펙) 푸청위(傅成玉) 회장, 중국석유천연가스집단(CNPC) 장제민(蔣潔敏) 회장, 중국해양석유총공사(시누크) 왕이린(王宜林) 회장을 잇따라 면담하며 원유 공급, 석유 가공산업, 해상유전 개발 등 양국 간 에너지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중국 샤먼(廈門)대 중국에너지경제연구센터 린보창 (林伯强) 주임은 “세친 회장이 짧은 시간 동안 이렇게 많은 중국 기업을 방문한 것은 러시아가 중국 시장을 얼마나 중시하는 지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러시아 국영 RIA노보스티 통신은 특히 이친 회장이 중국 국영 석유기업 수장과 면담할 시 러시아 대륙붕 광구 개발에 참여할 것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앞선 2월초 로스네프트는 러시아 당국으로부터 바랜츠해·랍테프해·추쿠치해·카라해 등 지역의 대륙붕 광구개발권을 따냈다.
여기에 중국 기업이 실제로 참여할 경우 중국 기업은 풍부한 자원매장량을 자랑하는 북극권으로까지 ‘에너지 영토’를 확장할 수 있다. 또한 러시아로서도 대륙붕 광구 개발에 필요한 자금이나 기술 등 방면의 난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양국 간 상호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는 셈이다.
또한 앞서 로스네프트는 CNPC로부터 최대 300억 달러(약 32조5000억원)을 차입하는 조건으로 러시아가 중국에 공급하는 석유 물량을 현재의 두 배로 늘리는 계약이 진행 중이라는 보도도 흘러나왔다. 이에 대해 로이터는 “세계 최대 에너지 공급자와 소비자 간 거래”라고 평가하는 등 중·러 간 '석유 빅딜'은 커다란 화제가 됐다.
린보창 주임은 "원유 뿐만 아니라 전력, 목재, 원자력 등도 양국 간 협력사안"이라며 "현재 천연가스 공급 방면에서의 양국 간 지지부진한 협상 국면도 앞으로 타개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중국의 이같은 에너지 '광폭 외교'에 힘입어 중국의 해외 산유량이 석유수출국기구(OPEC) 주요 회원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정도로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19일 보도에 따르면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중국 국영 석유회사들의 해외 1일 산유량이 2015년에 300만 배럴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2011년보다 거의 2배 많은 것으로, 연간 생산량으로 비교하면 OPEC 회원국인 쿠웨이트와 맞먹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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