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머리 외국인' 김종훈 장관 후보자…찬반 ‘팽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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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2-21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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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신희강 기자= 최근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이하 미래부) 장관 후보자의 ‘이중국적’ 논란이 사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여기에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긴밀히 협력해온 사실이 밝혀지면서 김 후보자의 국가관을 두고 찬반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이중국적 논란은 시대적 조류에 역행하는 행위

19일 미주한인회총연합회(미주총련)에 따르면 김 후보자의 이중국적 시비에 대해 “시대에 역행하는 저급한 인식”이라는 입장 표명을 밝혔다.

유진철 미주총련 회장은 “한국 정치권이 앞장서서 이중국적을 점차 허용해가는 상황에서 공직 후보자의 국적 문제를 논하는 것은 그 자체가 모순”이라며 “미국 국적의 한국인은 장관이 돼선 안 된다는 말은 이중잣대이자 철 지난 반미감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미국 내 한인유권자센터도 김 후보자에 대한 지나친 이중국적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한인유권자센터 관계자는 “한국에서 김 후보자를 둘러싸고 이중국적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것에 대해 미국 교민사회는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실력을 갖추고 있고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만 확인한다면 문제될 게 없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정부부처 고위 관계자도 “김 후보자도 다른 국무위원과 마찬가지로 전문성과 자질, 도덕성까지 꼼꼼히 검증하는 절차는 필요하다”면서 “다만, 국적 문제로 발목을 잡는 것은 시대적 조류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지난 2008년 개정된 국가공무원법에 따르면 외국인과 이중국적자의 경우에도 국가안보 및 보안·기밀에 관계되는 분야를 제외하고 특수경력직 공무원인 장관에 임용이 가능하다. 또한 우수인재, 해외입양인 등 일정 요건을 갖춘 외국인이 한국 국적을 취득할 때 외국 국적을 포기하지 않아도 한국 내에서 그 국적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서약만하면 예외적으로 이중국적을 허용한다.

실제 영화 ‘완득이’에서 완득이 엄마로 출연했던 필리핀 출신 이자스민씨는 지난해 4월 총선에서 새누리당 비례대표 의원에 선출됐다. 여기에 이참 한국관광공사 사장은 2009년 귀화인 최초로 공기업 수장이 됐다. 일본 출신 귀화인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도 독도 지킴이로 소문이 나면서 한국인 못지 않은 애국심으로 한국사회에 봉사하고 있다.

◆미국인? 한국인? 정체성 의문

하지만 일각에서는 김 후보자가 CIA에 협력한 것이 확인된 만큼 김 후보자의 정체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이중국적에 따른 현행법상의 임용 가능성 여부와 장관직 수행에 필요한 실무능력 등이 핵심 쟁점으로 거론되고 있다.

김영환 민주통합당 의원은 “김 후보자는 한국말을 잘하는 미국인”이라며 “한국을 미국의 51번째 주로 편입시키자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김 후보자는 미국의 국방 의무를 했고 미국 대통령을 ‘우리 대통령’이라 부르는 사람이다. 파격인사도 좋지만 너무 지나쳤다”며 이같이 밝혔다.

실제 김 후보자는 지난 2011년 12월 미국 해군 잡지에 ‘군 복무가 완전한 미국인이 되는 통과 의례였다’는 내용을 기재한 바 있다. 이에 국가 과학기술과 정보통신, 원자력 안전 등 국가기밀과 밀접한 부처 수장으로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김진욱 민주통합당 부대변인도 최근 논평을 통해 “김 후보자는 여전히 미국 국적을 함께 소유하고 있는 이중국적자”라면서 “미국과 우리나라의 이해관계가 대립했을 때, 주저 없이 대한민국의 국무위원으로서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해야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국내 사정에 어둡고 한국어 구사가 불완전하다는 점도 장관으로서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 정보통신업계 관계자는 “산업계 내 정보통신 분야에는 갈등과 규제가 많다”면서 “미국에서 살다온 김 후보자가 이를 어떻게 꿰뚫고 조율할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김 후보자는 오는 25일 이후 실시될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검증 과정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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