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안병익 씨온 대표, 양준철 온오프믹스 대표, 박재욱 VCNC 대표, 박희은 이음소시어스 대표, 정수환 앱디스코 대표, 김병완 NBT파트너스 운영이사 |
아주경제 박현준 기자=“벤처 투자금은 상장 직전의 회사가 아닌 실질적인 벤처 기업에게 가야 합니다”
“3년 정도 버틴 기업이 힘든 시기를 이겨나갈 수 있도록 프로젝트 발주 등의 방법으로 지원해주세요”
벤처 기업을 운영 중인 청년 창업가들이 현장에서 겪은 애로사항을 털어놨다.
그들은 진정한 사업 의지를 가진 이들에게 지원을 해줄 것과 일정 궤도에 오른 기업은 중견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뒷받침을 마련 해줄 것을 요구했다.
25일 출범하는 새 정부는 과학과 정보통신기술을 축으로 하는 창조경제를 바탕으로 한 일자리 창출을 성장 동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청년 창업가들로부터 새 정부에 바라는 점을 들어봤다.
◆진짜 벤처에게 지원을…“눈먼 돈 안 돼”
위치기반서비스 애플리케이션(앱) 씨온을 서비스 중인 안병익 대표는 “벤처 캐피털들이 상장 직전의 회사들에게 주로 투자하고 정작 출발하는 단계의 기업에게는 투자 자금이 잘 안가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자금의 회수가 중요하지만 정작 필요한 이들에게 투자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안 대표는 “일정 부분 이상을 벤처 기업에 투자하는 이들에게 혜택을 주는 등의 법제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리워드 광고 플랫폼 애드라떼를 서비스중인 앱디스코의 정수환 대표는 “벤처들이 사업을 하다가 힘들 때 재기할 수 있도록하는 지원책이 있으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대출받을 때 필요한 보증보험 등의 혜택 등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온·오프라인 행사를 관리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온오프믹스의 양준철 대표는 악의적으로 정부의 창업 지원금을 노리는 이들을 철저히 감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 대표는 “지원금을 순수한 사업이 아닌 불순한 목적으로 사용하는 이들을 가려내야 실제로 자금이 필요한 이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무조건 창업 아닌 기업 지원금 돼야”
신규 창업에 지원이 쏠리는 것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창업 후 3년 정도 지나 자금 회수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고비를 넘길 수 있도록 지원의 손길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양 대표는 “정부 펀드 자금의 회수 기간이 대부분 5~7년인데 10년 정도로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페이스북도 초기 7년간 수익 모델이 없었는데 주커버그가 한국에서 사업을 시작했다면 과연 지금의 페이스북이 탄생했겠는가”라고 덧붙였다.
커플 앱인 비트윈을 서비스중인 VCNC의 박재욱 대표는 작은 기업과 큰 기업간의 인수합병 과정에서 불공정한 일이 일어나지 않는지 철저한 감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초기에 투자를 받은 벤처는 자금의 회수를 위해 인수합병을 기회로 삼는 경우가 많은데 이 과정에서 작은 기업이 불리한 조건으로 진행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보통 기업공개까지 10년 정도 걸리는데 중간에 인수합병이 자금의 숨통을 틔우는 경우가 많다”며 “그 과정에서 작은 기업에게 법률적 지식을 지원하는 코칭 서비스도 도움이 될 것” 이라고 말했다.
소셜데이팅 이음의 박희은 대표는 “정부지원사업의 우선입찰권을 주는 형태보다 정부의 다양한 현안을 먼저 제시해 벤처의 서비스와 결합할 수 있는 보다 적극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창업 열풍이 불고 있지만 창업에 대한 불안감과 두려움은 여전한 걸림돌이다.
이에 대해 NBT파트너스의 김병완 운영이사는 “벤처의 성공사례를 보다 적극적으로 알리고 병역특례를 확대하거나 기술 소기업에 대한 취업 보조금을 늘리는 등 스타트업이 보다 매력적으로 느껴질 수 있도록 도와준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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