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규혁 기자=최근 수익성 악화로 고심 중인 병원들이 건강검진 분야를 확대하고 있다.
평균수명과 삶의 질이 높아지면서 건강에 대한 관심과 중요성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강기정 민주통합당 의원이 20~40세 미만 여성을 국가건강검진대상에 새롭게 추가하는 '건강검진기본법' 발의하는 등 사회적 제도 마련도 잇따르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건강검진에 대한 중요성이 날로 높아지면서 병원들은 조기·정밀 검진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를 집중 공략하기 위해 △검진센터 증축 △해외환자 유치 △해외진출 등 다양한 마케팅 방안을 확대·시행하고 있다.
정기적인 건강검진은 질병의 조기진단과 심리적 안정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의료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특히 암·뇌혈관 질환·심장 질환 등 한국인의 3대 사망원인의 경우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를 시작해야 각종 합병증도 예방할 수 있다.
실제로 서울대병원 암건강증진센터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건강검진을 통해 암을 발견한 환자들 절반 이상이 지속적으로 검진을 통해 이차암을 예방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건강검진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이미 국내에서 성공적으로 건강검진 사업을 진행해 온 대학병원과 대형 종합병원들은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국내에서의 검증된 검진 및 사후서비스 노하우를 바탕으로 해외 환자 유치와 해외 시장 안착이라는 두 마리를 토끼를 동시에 쫓는다는 전략이다.
이들 병원들은 특화된 치료와 수술기술 등 전문성을 내세워 환자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연세의료원은 지난해 말 중국 이싱시에 '이싱 세브란스 VIP검진센터'를 착공하며 검진 서비스 영역을 해외까지 넓혔다.
고려대의료원은 오는 5월 건립을 목표로 몽골에 '몽골 인터내셔널메디컬센터'를 구축하고 있으며 의료진을 비롯해 의료기기와 약품까지 모든 인프라를 수출한다는 계획이다.
가천대 길병원이 추진 중인 '키르기스스탄 심혈관 건강검진센터' 설립 사업은 보건복지부의 ‘병원서비스 글로벌 진출 지원사업’ 지원 대상에 선정되기도 했다.
정부도 지난해 10월 현재 12만명 수준의 해외환자를 2020년까지 100만명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글로벌 헬스케어 활성화 방안'을 발표한 바 있어 병원들의 해외 검진환자 유치에 힘을 보태고 있다.
지방 및 중견 병원들도 검진센터 규모를 대폭 확대하며 환자 잡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부산 온 종합병원은 지난 15일 서울 한양대학교 병원과 협력병원 협약을 체결했다. 다음달 중으로 600평 규모의 건강검진센터 확장 오픈을 앞둔 온 병원은 서울 및 수도권 병원들과의 협력을 통해 환자 유치를 기대하고 있다.
건양대병원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철도병원, 우스리스크 보즈로병원과 의료협력을 체결했다.
한 병원업계 관계자는 "건강검진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대폭 확대된 상황에서 병원들이 관련 사업을 확대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다만 건강검진에 따른 사회적 비용 증가와 외면받는 국가건강검진에 대한 관심도 제고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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