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은 취임식을 마치고 청와대로 이동한 뒤 접견실에서 일본의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과 25분간 회동했다.
이날 접견은 일본이 지난 22일 이른바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식 명칭)의 날’ 행사에 시마지리 아이코(島尻安伊子) 정무관(차관급)을 파견, 우리 정부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뤄져 눈길을 끌었다.
아소 부총리가 “한국 역사상 첫 여성 대통령이 아닌가 싶다”고 축하 인사를 건네자 박 대통령은 “양국간 발전을 위해 앞으로도 힘써 주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박 대통령은 비공개 접견에서 “양국 모두 새로운 정부가 출범하게 된 만큼 앞으로 국민정서에 맞는 신뢰관계를 구축하고 보다 견고한 우호 협력관계를 위해 노력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양국이 화해와 협력의 미래를 지향해나가야 함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역사문제 등 현안이 미래지향적인 양국 관계 발전을 가로막고 있는 것은 안타깝다”며 “이웃나라인 한ㆍ일간의 진정한 우호관계 구축을 위해서는 역사를 직시하면서 과거의 상처가 더이상 덧나지 않고 치유되도록 노력하고, 피해자의 고통에 대한 진심어린 이해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양국 지도자들이 신중한 말과 행동을 통해 신뢰를 지속적으로 구축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아소 부총리는 북핵 문제에 대해 양국의 협력 필요성을 강조하자 박 대통령은 “한ㆍ일 관계의 긴밀한 협력은 동북아 경제공동체와 동아시아 공동체라는 비전 실현을 위해 필요하다”고 호응했다.
앞서 박 대통령은 잉락 친나왓 태국 총리를 접견한 자리에서 태국 정부의 홍수 방지 노력을 평가하고 “수자원 관리 분야에서의 경험과 기술력을 호혜적으로 공유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며 “양국간 철도협력 강화와 태국의 고속철도사업에 한국의 참여 등 인프라 분야에서의 협력도 증진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후 세종문화회관에서 개최된 취임 경축 연회에 참석한 뒤 다시 청와대로 돌아와 중국의 차기 부총리로 유력한 류옌둥(劉延東) 공산당 정치국원을 접견하고 한반도 안보 위기 등에 대해 논의했다.
류옌둥 정치국원은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및 시진핑(習近平) 총서기의 특별대표로 취임식에 파견됐다. 그는 박 대통령을 만나 두 사람의 친서 원본을 전달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빅토르 이샤예프 러시아 부총리 겸 극동개발부 장관과도 만나 양국간 관계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샤예프 장관은 오는 9월 러시아가 의장국으로 개최하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 박 대통령을 초청하는 친서를 전달했다.
한반도 주변 4강 중 미국 특사단 접견은 오는 26일 이뤄진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톰 도닐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장관급)을 단장으로 하는 미국 특사단을 접견하는 등 11건의 정상급 환담 및 외교사절 접견 일정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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