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은행, 중기대출에 불법약관 적용 '중징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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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2-26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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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감원, '중소기업 대출관련 불공정행위 신고반' 설치·운영

아주경제 김부원 기자= 일부 외국계 은행이 불법약관을 적용, 중소기업 대출을 축소한 사실이 드러나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를 받게됐다.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려는 중소기업 지원 및 육성 방침에 역행한 사례인만큼 강한 제재가 전망된다.

26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시티은행이 중소기업 대출에 '미확약부 대출약정'을 적용한 사실이 적발됐다. '미확약부 대출약정'이란 대출한도를 소진하지 않은 약정금액을 은행이 임의로 회수하거나 취소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은행법 등에 어긋난다.

금융위원회는 씨티은행에 대한 징계 수위를 조만간 결정할 예정이다. 씨티은행에는 중징계에 해당하는 기관경고, 하영구 씨티은행장에는 주의적 경고가 내려질 가능성이 높다.

금융위는 지난 22일에도 같은 혐의로 금융감독원에 적발된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에 기관경고, 리처드 힐 SC은행장에 주의를 의결한 바 있다. 금감원 검사 결과 씨티은행과 SC은행은 중소기업 대출 6000여건에 '미확약부 대출약정'을 부당 적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확약부 대출약정'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한도 내에서 대출금 지급 의무를 지는 ‘확약부 대출약정’과 달리 자산건전성을 평가할 때 신용환산률이 낮거나 없어 은행에 유리하다.

이에 지난 2007년 은행연합회 차원에서 '미확약부 대출약정' 도입을 추진했지만, 은행의 일방적 해지권을 보장한다는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가 보류했다. 그러나 두 외국계 은행은 미확약부 대출약정을 맺어 최소 100조원에 육박하는 대출한도를 회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밖에도 중소기업 대출과 관련한 은행권의 불공정행위가 지속되자, 금감원이 '중소기업 대출관련 불공정행위 신고반'을 설치·운영하기로 했다.

신고대상은 대출과 관련해 △예적금, 펀드, 보험 등의 금융상품 가입강요 △금융상품 구속행위 △부당한 담보·보증 요구 △대출관련 부당한 편익요구 △기타 피해사항 등이다.

신고자는 불공정영업행위를 경험한 중소기업·소상공인, 관련 정보 보유자, 금융회사 종사자(내부고발) 등으로 익명제보가 가능하다. 금감원은 다음달 4일부터 8월말까지 약 6개월간 전화, 인터넷, 방문 등을 통해 신고를 받을 계획이다.

금감원은 “피해신고 접수 및 상담 후 금융회사에 대해 해당거래 원상회복, 부당한 담보설정 해지 등 필요한 조치를 통하여 애로사항을 즉시 해소할 것”이라며 “법규위반 소지가 있는 금융회사 영업점은 현장검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금감원은 신고 및 조치 후 신고인이 불이익을 당하는 일이 없도록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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