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봉 한섬 사장 개인광고업체 증자ㆍ증권사 출자… 본업서 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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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2-26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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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조준영 기자=정재봉 한섬 사장이 2012년 초 여성의류업체인 이 회사를 현대백화점그룹에 매각한 후에도 지금껏 경영을 맡고 있는 가운데 한맥투자증권 우선주에 30% 이상 출자한 데 이어 정 사장 일가 소유인 광고업체 한섬커뮤니케이션 자본금을 10배 이상 늘리는 유상증자를 실시한 것으로 나타나 본업인 의류업 외 사업으로 외도 가능성이 점쳐진다.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광고업체 한섬커뮤니케이션은 작년 11월 말 이사회를 열어 이 회사 지분 100%를 보유한 정 사장(69.84%), 배우자 문미숙씨(30.00%), 아들 정형진 한섬피앤디 사장(0.15%), 친인척 정순녀씨(0.01%) 4명을 대상으로 자본금을 20억원에서 220억원으로 늘리는 200억원 상당 주주배정 유상증자안을 의결했다.

이 회사는 유상증자를 실시하면서 공정거래법에 따라 이사회 의결일로부터 7일 안에 알려야 했던 반면 이를 3개월 가까이 지난 앞서 19일 공시해 법 위반 혐의도 발생했다.

한섬커뮤니케이션은 2012년 2월 정 사장 측에서 한섬 지분 34.64% 전량을 현대백화점그룹에 팔면서 나란히 이 그룹 계열사로 편입된 반면 출자 면에서는 개인 회사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 편입 이전뿐 아니라 이후에도 한섬커뮤니케이션이 한섬 측 광고를 대행하면서 내부거래를 통해 매출을 올리고 있다는 것이 회사 관계자 설명이다.

이번 한섬커뮤니케이션 증자는 한섬이 작년 7월 현대백화점으로부터 해외 의류 브랜드(쥬시꾸뛰르ㆍ올라카일리) 자산을 약 67억원에 양수한 것을 비롯한 사업 확장 시도나 이에 따른 광고 수요 확대와 무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한섬커뮤니케이션이 기존 광고업 외에 사업목적을 추가하면서 사세를 불릴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다. 정 사장은 한섬을 현대백화점그룹에 팔아 얻은 돈이 4000억원 이상인 만큼 새 개인 사업을 발굴할 자금력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한섬커뮤니케이션 측 증자 결정보다 한 달 앞선 작년 10월 말 정 사장은 한맥투자증권에서 실시한 3자 배정 유상증자에도 참여해 10억원으로 우선주 20만주를 취득하기도 했다. 발행 우선주 총수 60만주 대비 33% 이상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정 사장은 현재 코스닥 자동차부품업체 삼보모터스 지분도 8% 이상 보유하고 있다.

동양증권 출신으로 알려진 아들 정형진 사장이 경영하는 부동산업체 한섬피앤디 또한 작년 7, 9월 시설자금 마련을 이유로 정재봉 사장, 한섬커뮤니케이션으로부터 모두 800억원에 가까운 돈을 빌렸다. 한섬피앤디는 정 사장 일가가 30% 이상 지분을 가지고 있다.

정 사장 일가 출자사가 증자나 차입으로 자본력을 불리는 데 비해 한섬 실적은 뒷걸음질을 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섬은 작년 3분기 영업이익이 484억원으로 전년 동기 654억원보다 30% 가까이 줄었다. 이 회사 주가는 올해 들어 이날까지 2만9450원에서 2만6400원으로 10% 넘게 내렸다.

한섬커뮤니케이션 관계자는 "정 사장 측에서 한섬커뮤니케이션에 개인적으로 출자한 만큼 운영자금 마련 외에 구체적인 증자 목적을 확인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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