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나 아마추어 골퍼 모두에게 파5홀은 승부처가 될 수 있다. US여자오픈 때 한 선수가 파5홀에서 티샷하고 있다. [골프다이제스트] |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미국PGA투어프로 매트 쿠차(미국)가 지난주 월드골프챔피언십 액센추어 매치플레이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요인으로 출중한 쇼트게임, 최종일 17번홀(파4)에서의 기막힌 페어웨이 벙커샷을 꼽는 사람이 많다.
미국PGA투어 홈페이지에서는 27일 쿠차가 이 대회 우승을 포함해 올 시즌초 다섯 대회에서 세 차례나 톱10에 든 이유로 파5홀 스코어를 들었다. 쿠차의 올해 파5홀 평균스코어는 4.30타다. 이 부문 투어랭킹 3위다.
쿠차는 또 올해 다섯 대회에서 이글 4개를 기록했다. 지난해 그의 총 이글수는 5개였다. 쿠차는 파5홀에서 선전한데 힘입어 투어 상금랭킹 2위(198만7000달러)에 올랐다.
◆프로에게 파5홀은 ‘버디 홀’
쿠차 뿐 아니다. 톱프로들은 파5홀에서 성적이 좋다. 2주전 미국LPGA투어 시즌 개막전인 호주여자오픈을 보자. 챔피언 신지애(미래에셋)는 나흘동안 파5홀에서 13타를 줄였다. 2위 청야니(대만)는 10타를, 3위 고보경(뉴질랜드)은 8타를 줄였다. 파5홀 스코어가 최종순위로 나타났다.
지난주 열린 미LPGA투어 혼다 LPGA타일랜드에서는 좀 다른 결과가 나왔다. 챔피언 박인비는 나흘동안 파5홀에서 4타를 세이브했다. 전체 스코어(12언더파)의 3분의 1을 파5홀에서 냈다. 그는 파5홀에서 많은 버디를 잡지 않고도 아리야 주타르누간(17·태국)이 자멸하는 바람에 우승컵을 안았다. 2위 주타르누간은 파5홀에서 2타를 줄이는데 그쳤다. 4라운드 18번홀(파5)에서 8타를 친 것이 파5홀 평균 스코어를 높이고 말았다. 공동 3위 청야니는 나흘간 파5홀에서 9타를 줄였다. 그 가운데 5타를 마지막 날(이글1 버디3) 세이브했다. 청야니가 2, 3라운드에서 상위권으로 치솟았다면 결과는 달라졌을 법하다.
450∼600야드로 셋업되는 파5홀에서 프로들은 2온을 하거나 웨지로 세번째 샷을 한다. 큰 실수를 하지 않는다면 대개 버디 기회를 잡는다는 얘기다. 그 기회를 버디나 이글로 연결하면 게임이 쉽게 풀린다. 그들은 파5홀을 잘 넘기지 않으면 우승에 근접하기 힘들어진다.
◆아마추어들에겐 양날의 칼
아마추어 골퍼들에게 파5홀은 두 얼굴로 다가온다. 중·상급자들은 파나 버디를 노릴 수 있다. 그들은 드라이버샷을 220야드 이상 날리고 페어웨이우드나 아이언도 잘 구사하는 편이기 때문에 대부분 웨지로 서드샷을 한다. 그래서 3온을 하면 버디 기회를 맞는다. 그 샷이 홀에 근접하면 버디 기회이고 3퍼트만 하지 않으면 파를 기록할 수 있다. 이들에게 파5홀은 기회의 홀인 셈이다.
그 반면 90타이상을 치는 보기 플레이어들은 파5홀을 조심해야 한다. 파5홀에서는 다섯 번의 샷을 실수없이 해야 파를 잡을 수 있다. 그런데 아마추어들은 샷을 하면 할수록 실수 확률이 높아진다. 티샷이 빗나가고, 세컨드샷은 벙커에 들어가며, 다음샷은 그린에 못미치거나 그린을 넘어가고, 그린에 올라가서도 3퍼트를 하기 일쑤다. 프로나 고수들처럼 파5홀을 만만하게 봤다가는 큰 코 다친다. 그들은 파5홀에서 보기만 해도 평년작이라고 할 수 있다. 파를 기록하면 만족해야 한다. 버디를 잡으면 보너스라고 생각해야 한다.
프로들 경기를 볼 땐 파5홀 스코어를 중시하고, 라운드할 땐 파5홀에서 조금더 집중하면 골프가 재미있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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