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최근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의 타당성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달 조회공시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발표한 한화생명은 오는 6일까지 구체적인 결정사항을 재공시해야 한다.
그러나 지난해 잇따라 보험사 인수합병(M&A)을 시도했다 중도 하차한 한화생명의 전력에 비춰볼 때 인수가 실현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한화생명은 2012년 이후 총 3차례 국내외 보험사 인수를 추진했으나 실제로 인수한 보험사는 인도네시아 소형 생명보험사 물티코 1곳에 불과하다.
또 다른 인수 대상이었던 동양생명과 ING생명 동남아법인(홍콩·말레이시아·태국)은 각각 다른 이유로 작업을 중단했다. 당초 인수가 유력했던 동양생명의 경우 대주주인 보고펀드가 골프장 실소유주 논란을 해결하지 못해 협상이 좌절됐다.
ING생명 동남아법인은 같은해 8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법정 구속 여파로 한화생명이 손을 뗐다.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에도 김 회장의 항소심 결과와 건강 상태가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1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은 뒤 구속집행정지 상태로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는 김 회장은 건강 악화를 이유로 4차례나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한 기업 관계자는 “한화그룹의 조직 특성상 오너의 신변에 문제가 있는 상황에서 큰 일을 벌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2012회계연도(FY2012) 3분기(10~12월) 이후 급속히 악화되고 있는 경영 실적도 인수 작업의 걸림돌이다. 한화생명의 FY2012 3분기 당기순이익은 1014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1587억원에 비해 573억원(36.10%) 감소했다.
수입보험료는 4조2234억원(특별계정 포함)으로 32.1%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31.4% 줄어든 1443억원에 그쳤다.
하지만 생보업계 2위 경쟁사인 교보생명이 ING생명 한국법인에 관심을 보이고 있어 시장점유율을 의식한 인수 경쟁이 가열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와 관련된 사항은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며 “재공시를 통해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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