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의장은 28일 2차 본회의가 열리기 직전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공항(주) 지하수개발 이용시설 변경허가 동의안’을 직권으로 본회의에 상정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는 “사기업의 제주지하수 증산에 대한 도민여론은 여전히 부정적이다” 며 “찬·반 양론이 팽팽한 상황에서 표결을 강행할 경우 도의회 역시 분란에 휩싸일 수 있다”고 직권 상정보류에 대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같은 결정에 한국공항 관계자는 “지난 2011년부터 시도된 4번째 도전이며 최초 1996년 5월부터 증산안을 내놓은 시점으로 보면 17년이나 된다” 며 “도의장의 몽니로 밖에 볼수 없다”며 “도의회의 이같은 행태를 보면서 어느 기업이 제주에 와서 투자할 생각을 하겠느냐”고 질책했다.
앞서 제주특별자치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위원장 하민철)는 지난 26일 제303회 임시회 상임위를 속개해 도가 제출한 ‘한국공항 지하수 개발 이용시설 변경허가’ 동의안을 수정 가결했다.
당초 한국공항은 제주퓨어워터 생산 판매를 위해 지하수 취수량을 현행 1일 100톤(월 3000톤)에서 1일 200톤(월 6000톤)으로 늘려달라고 요청했지만 위원회는 1일 120톤(월 3600톤) 규모로 대폭 축소하면서 의결시켰다.
이는 1일 20톤, 한달 600톤의 물량에 대한 추가 증량만 허용한 것이다.
또, 증산을 허용하는 대신 항공기 좌석난 해결, 제주산 농축수산물 수송물량 확대를 위한 항공화물중형기 투입, 도민할인 확대, 장학제도 확대 등을 부대조건으로 제시했다.
이와함께 총 취수허가량 월 3600톤 중 일반판매는 불가하며 최대 쟁점이었던 통신판매와 관련해서는 현 수준인 총량의 4% 범위내에서 허용하는 것으로 한정했다.
하 위원장도 이날 도의장의 직권상정보류를 두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도의장은 영웅이고 의원들은 역적이냐” 며 “의장이 너무 독주를 하고 있다”고 따졌다.
한국공항은 박 의장이 직권 상정보류 카드를 꺼냄에 따라 4수 끝에 가까스로 상임위 문턱을 넘은 한진그룹의 먹는샘물 제주지하수 취수량 증량 도전은 또 다시 물거품이 됐다.
다만 증량 동의안은 본회의에 계류되는 상태이기에 이후 의장이 원하면 다시 상정할 수 있다는 실날같은 희망에 기대를 걸 수 밖에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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