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정부의 의도대로 취득세 감면을 통해 주택 시장이 활성화되었는지에 대해서는 미지수이다. 2011년 이후 지금까지 주택에 대한 취득세를 감면해주었으나 여전히 주택 거래는 부진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취득세 감면에도 불구하고 주택 수요가 살아나지 않고 있는 것은 글로벌 경기 침체 이후 주택 가격 상승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결국 취득세 감면은 주택 거래 활성화라는 긍정적 효과보다는 지방자치단체의 수입을 축소하고, 이를 보전하기 위해 중앙정부의 재정이 투입되는 부정적 효과만을 야기하고 있다.
만에 하나 취득세 감면으로 인해 주택 거래가 활성화된다고 하더라도, 이는 투기 수요 확대에 따르는 주택 가격 급등으로 이어져 오히려 서민·취약계층의 생활고 부담을 가중시킬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측면에서 취득세 감면은 역대 정부들이 주택에 대한 투기 수요 억제를 통해 주택 가격을 안정시키려고 했던 노력들과도 상충된다. 이제야 주택을 투기의 대상이 아닌 거주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패러다임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다. 다시 말해 정부 개입 없이도 주택 투기 수요가 창출되지 않아 시장 가격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게 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주택 시장에 개입하면 오히려 부정적 영향을 초래하는 정부 실패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정부는 인내심을 가지고 시장 가격의 수요와 공급 조절 기능을 신뢰해야 한다.
또한 ‘언 발에 오줌 누기’라는 옛 속담에서 알 수 있듯이 당장의 주택 시장 활성화를 위해 취득세를 감면하는 것은 감면 이후 부정적 영향을 보지 못하는 것을 의미한다. 더욱이 취득세 감면은 주택을 취득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세제 혜택을 입게 되는 보편적 복지에 해당된다. 이 보다는 취득세 감면 재원을 가지고 주택 거래 부진과 전세 가격 급등으로 인해 고통 받고 있는 서민·취약계층을 모니터링하고 해결책을 마련하는 선택적 복지가 더욱 바람직한 단기 대책이 될 것이다. 이와 함께 정부는 투자가 아닌 거주의 대상으로 인식되고 있는 주택에 대한 패러다임 전환에 부응하는 장기적 측면에서의 주택 정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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