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시장이 달아오르면서 부동산 경기가 '바닥'을 치고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3일 경매정보업체인 부동산태인에 따르면 지난달 강남·서초·송파구 경매시장의 경우 1월에 비해 매물이 나오면 값이 떨어질 때까지 기다리는 대신 바로 입찰하는 사례가 늘었다. 낙찰가율도 소폭 상승했다.
1월에는 경매시장에 갓 나온 물건(신건)이 낙찰된 사례가 한건도 없었지만 2월 들어서는 신건 낙찰이 2건으로 늘었다. 낙찰가율도 100.3%로, 감정가를 웃도는 낙찰이 이뤄지기도 했다.
윤재호 메트로컨설팅 대표는 "2∼3회 유찰을 거쳐 값이 떨어진 물건을 싸게 잡는 전략을 버리고 물건부터 확보하려는 참여자들이 많아졌다"며 "집값이 많이 떨어지면서 '지금이 바닥'이라는 인식이 사람들을 신건에 응찰하게끔 견인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2차례 유찰된 물건의 경쟁률은 5대 1에서 5.2대 1로 소폭 올랐다.
낙찰가율은 2차례 유찰(71.79%→74.07%)됐거나 3차례 유찰(56.71%→61.61%)된 물건에서 모두 상승했다.
비강남권에서도 입찰 경쟁이 치열하다. 아파트 한채 경매 물건에 수십명씩 달려드는 사례도 적지 않다.
지난달 초 서울 북부지법이 경매에 부친 노원구 공릉동 비선아파트 전용면적 48.6㎡에는 61명이 응찰해 감정가(2억5000만원)의 71%인 1억7699만원에 낙찰됐다.
최근 의정부지법 고양지원에서 진행된 경기도 파주시 조리읍 봉일천리 송촌토파즈아파트 60㎡ 경매에는 38명이 몰려 감정가(1억1000만원)의 74%인 8176만원에 새 주인이 결정됐다.
업계에서는 경매시장이 먼저 불을 지피면 일반 거래시장도 살아나 침체기를 벗어나기 때문에 바닥을 찍고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입찰경쟁률과 낙찰가율 등 경매 지표는 아파트 가격지수보다 선행하는 모습을 보인다"며 "봄 이사철을 맞아 새 정부의 시장 활성화 기대감까지 겹칠 경우 주택시장이 바닥을 찍고 반등세로 돌아설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매 호황이 일반 거래로까지 연결되기는 어렵다는 전망도 있다.
정대홍 부동산태인 팀장은 "최근 경매가 활기를 찾은 것은 오는 6월까지 취득세를 감면해주기 때문"이라며 "하반기에는 경매도 '거래 절벽'에 부딪혀 주택시장이 얼어붙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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