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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디스플레이 분쟁 협상 시작…특허공유는 여전히 '온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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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3-05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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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日 맹추격에 시장지배력 흔들, 지난 앙금 씻고 동반자 의식 가져야

김기남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왼쪽)과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은 특허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협상을 시작했다.

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특허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실무 협상을 이번주부터 시작한다.

양측은 협상팀 구성을 완료하고 각자 보유한 특허기술에 대한 비교·분석과 함께 현재 진행 중인 특허소송의 취하 여부에 대해 논의하게 된다.

그러나 이번 협상의 핵심 쟁점인 특허공유 문제에 대해 양측이 미묘한 온도차를 드러내고 있는데다 그동안 분쟁을 겪으면서 쌓인 앙금이 많아 최종 타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특허분쟁 해결에 나설 실무 협상팀 명단을 교환하고 이번부 중 본격적인 협상에 나서기로 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법무팀장인 김광준 전무를 대표로 하는 협상팀을 꾸렸고 LG디스플레이도 기술전략그룹장인 송영권 상무를 필두로 한 협상팀 구성을 끝냈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이날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열린 LG그룹 임원세미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실무 협상을 위한 카운터파트(상대방)를 정했다”며 “이번주부터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협상은 지난 1년 동안 지리하게 이어져 온 디스플레이 특허기술 관련 분쟁을 종식시키기 위한 조치다. 삼성과 LG는 4건의 특허소송을 주고 받으며 격렬하게 대립해 왔다.

그러나 지난달 지식경제부가 중재에 나서면서 분쟁 해결을 위한 실마리를 찾았다. 김기남 삼성디스플레이 사장과 한 사장은 김재홍 지경부 성장동력실장과 면담을 가진 뒤 실무 협상에 나서기로 결정했다.

또 성의를 표시하는 차원에서 특허소송을 각각 1건씩 취하했다. 이에 따라 현재 진행 중인 특허소송은 2건이다.

업계에서는 양측이 협상을 통해 해결책을 마련하기를 바라고 있다. 일본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명예회복을 위해 공격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중국 업체들도 약진을 거듭하면서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삼성과 LG의 지위가 위협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핵심 쟁점은 특허공유의 성사 여부다. 이에 대해 삼성디스플레이 김 사장은 “크로스 라이선스(특허공유)를 통해 소모적인 싸움을 끝내야 더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향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반면 LG는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한 사장은 특허공유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크로스 라이선스를 할 것인지 진행된 게 없다”고 답했다.

깊이 파인 감정의 골도 문제다. 양측은 특허분쟁을 지속하면서 끊임없이 신경전을 벌여 왔다.

LG가 느끼는 피해의식은 상당한 수준이다. 삼성이 시장 지위를 앞세워 LG의 기술을 정당한 보상 없이 사용하고 있다는 인식이 강하다.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 안승권 사장은 이날 삼성과의 특허소송에 대해 “정당하게 특허료를 받아야 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며 “우리가 계속 당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삼성도 심기가 불편하기는 마찬가지다. LG가 피해자를 자처하며 삼성에 대한 비난 여론을 조성하는데 주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우리는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하면서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데 LG 쪽에서는 지나치게 강경한 발언들을 쏟아내고 있다”며 “언론플레이도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삼성과 LG 양측이 지난 앙금을 씻어내고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 발전을 위해 협력할 수 있을지 여부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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