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2월 국회 마지막 날인 5일까지 개정안이 처리되지 못해 공은 다시 3월 국회로 넘어가게 된 것이다.
백번 양보하고 넘어가자. 어차피 개인들도 서로의 생각과 입장이 각자 다른 마당에 수십명 이상이 모인 집단(정당)이 국가적인 사안을 놓고 시한을 넘길 수도 갈등을 벌일 수도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이유다. 지난 1월 30일 인수위원회가 국회에 낸 정부조직법을 34일이 지나도록 방치한 가장 큰 이유는 종합유선방송(SO)의 미래창조과학부 이관 문제라고 한다.
이 문제를 미래성장동력이라는 산업적인 관점에서 보는 박근혜 대통령은 본인이 직접 신설한 미래부가 업무를 맡아야 한다는 입장이고, MB정부 때의 학습효과로 인해 방송을 정치적인 관점에서 보는 야당은 방통위에 존치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처음에는 어느 정도의 논리를 갖추고 싸우더니 4일 박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를 기점으로는 청와대와 야당, 여야의 자존심 싸움으로 변질된 느낌이다.
이 가운데 PP(프로그램 공급자), MSO(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 등 각종 생소한 용어들의 난무는 '덤'이다.
부끄럽지만 기자로서 고백하고 싶다. 비록 정치부이기는 하지만 나조차도 이런 용어들이 낯설다고.
더욱이 채널 배정권이 국익에 얼마나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는 쉽게 동의하기 어렵다.
국정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으면 결국 국민이 피해를 입게 된다. 과연 국민이 원하지 않는 싸움에 뛰어들어놓고 어떤 논리로 국민에게 이해를 구할지 정치권에 묻고 싶다.
'정치'를 '통치'로 여겼던 아버지의 단점만을 빼다 박은 모습이나 정치적 편향성이 의심되는 일개 방송에 국민들이 '세뇌'를 당할거라고 생각하는 정당, 양쪽 모두 국민의 진심어린 지지를 얻기는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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