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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피하지 못한 차베스 대통령 장기집권(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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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3-06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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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빈민층의 영웅이자 독재자… 평가 엇갈려

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생의 마침표를 찍었다. 그의 14년 집권과 함께 정치적 야욕도 함께 막을 내렸다. 미국과 적대노선을 걸었던 그의 부재는 베네수엘라 뿐만 아니라 주변 국가도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

니콜라스 마두로 부통령은 이날 “가장 비극적인 소식을 받아들여야 한다”며 차베스 대통령의 사망 소식을 알렸다. 고 차베스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4번째 암 수술을 위해 쿠바로 떠났다. 집권 4기를 시작한 지 불과 두 달만이다. 그러나 건강상태는 더욱 악화됐고 서둘러 베네수엘라로 돌아와 보름 만에 생을 마감했다.

고 차베스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빈민층을 위한 포퓰리즘 정책으로 영웅 대접을 받은 동시에 언론 탄압 등 독재자의 그늘도 가졌다.

그는 지난 1998년 대통령에 당선된 후 3번을 연임했다. 연임을 위해 제헌의회를 통해 신헌법을 도입해 재선가도를 달렸다. 차베스는 집권 기간에 1000개가 넘는 외국 기업을 국유화하고 정부 정책에 반대 목소리를 낸 언론사 등을 탄압했다. 시장 원칙과 민주주의를 역행한다는 비난도 받았다. 2002년 쿠데타로 쫓겨날 위기에 처했다가 살아남은 뒤 더 강력한 권력을 휘둘렀다. 지난해 사상 첫 야권 통합후보로 나온 엔리케 카프릴레스를 누르고 4선 고지에 올라 20년 장기 집권의 토대를 완성했다.

그럼에도 가난한 집안에서 자란 차베스는 대표적인 좌파 지도자로 존경을 받았다. 차베스는 빈민 중심의 정책을 펼쳤다. 석유로 벌어들인 돈으로 포퓰리즘 정책을 강력하게 밀어붙였다. 미국의 경제정책연구센터(CEPR)에 따르면 베네수엘라의 빈곤율은 2004년 이후 50%로 감소했으며 극빈율도 같은 기간 80% 줄었다. 대학 등록비율도 배로 상승했으며 수 백만명의 국민들이 건강보험 혜택을 봤다. 집권 초기 50%를 넘던 실업률을 2011년 32%로 끌어내렸다.

풍부한 원유 매장량으로 가난한 중남미 국가에 저렴하게 석유를 제공해 든든한 큰형님 역할을 하고 반미 성향도 노골적으로 표현했다. 그는 쿠바·니카라과와·도미니카 공화국 등 17개 카리브 해역에 매년 70억 달러(7조4200억원)에 달하는 원유를 저렴하게 제공했다.

이를 통해 역내 반미 진영을 추스르고 미국에 대항마로 입지를 굳혔다. 베네수엘라는 대미 석유수출을 중단하겠다는 위협으로 미국에 대해 베짱 외교를 취해왔다. 이들 중남미 국가들은 차베스의 암 투병설이 확산되면서 석유 지원이 끊길까 노심초사해왔다. 게다가 최근 미국이 셰일가스 개발 등 에너지 생산량이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베네수엘라의 으름장도 먹히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베네수엘라는 원유 매장량이 상당한 국가다. 베네수엘라에서 채굴 가능한 원유가 2950억 배럴로 전 세계 확인 매장량의 24.8%에 달한다. 미확인 매장분까지 합치면 모두 1조 3000억 배럴에 달한다. 그러나 세계 최대 매장량의 석유를 팔아 벌어들인 돈으로 퍼주는 정책을 밀어붙이며 베네수엘라 경제는 상당한 타격을 받았다. 정부 부채는 2008년 이후 배 이상 늘었다. 연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20%에 육박해 재정불균형이 심각하다고 바클레이스는 분석했다.

베네수엘라 헌법에 따르면 새 대통령을 뽑는 선거는 현직 대통령 사후 30일 내 치러진다. 집권 베네수엘라통합사회주의당(PSUV)은 차베스가 후계자로 지목한 니콜라스 마두로 부통령을 대통령으로 추대하고자 한다. 야권 통합연대(MUD)는 대통령 후보였던 엔리케 카프릴레스를 내세워 정권 교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마두로는 차베스의 후광을 업고 차베스 지지자들을 결집해 선거전에 돌입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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