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이름의 저축은행에 대해 의구심이 생긴 김씨는 전화를 끊고 해당 저축은행에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은행 측은 "직접 전화를 걸어 대출을 권유하지 않는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보이스피싱, 파밍 등의 사기 수법이 금융권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불법 사채업자 또는 대출 중개업자들이 신생 저축은행마저 사칭하며 고금리 대출을 권유하고 있다.
저축은행 구조조정으로 새 명칭을 얻게 된 신생 저축은행들의 이름을 빌려, 출범 이벤트를 빌미로 대출을 권유하는 수법이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2년중 보이스피싱 피해는 5709건, 피해금액은 595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대부분 금융사를 사칭한 전화에 피해를 입었다.
특히 최근에는 지난해 3월 새롭게 출범한 공평저축은행을 사칭한 대출사기 전화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공평저축은행은 지난해 문을 닫은 솔로몬저축은행의 계열인 경기솔로몬저축은행이 이름을 바꿔 새롭게 출범한 곳이다.
불법 대출중개업자들은 이를 악용해, 출범 이벤트를 빌미로 소비자들에게 고금리의 신용대출을 권유하고 선이자 등의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특히 '신용불량자만 아니면 대출이 가능하다'는 말로 소비자를 현혹시켜, 개인정보 등이 담긴 서류 제출을 요구한다.
이에 대해 공평저축은행 관계자는 "실제로 우리 은행을 사칭한 전화를 받은 고객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은행에서는 불특정 다수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대출을 권유하거나 선이자 지급을 요구하는 일이 없으니, 정확한 정보를 꼭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현대스위스저축은행, 솔로몬저축은행, 신라저축은행 등 비교적 규모가 큰 저축은행을 사칭해 대출을 권유하는 수법도 문제가 된 바 있다.
저축은행은 시중은행보다 대출의 문턱이 낮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하지만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무턱대고 개인정보를 알려 줬다가는 신용등급 하락은 물론 금전적으로 큰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것이 은행 측의 설명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보이스피싱, 파밍 등의 사기 수법이 날로 진화하고 있는 만큼 금융소비자들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며 "특히 금융사는 어떠한 경우에도 전화로 개인정보나 금융거래정보를 알려달라고 요구하지 않는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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