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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인민영웅' 레이펑의 굴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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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3-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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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청춘레이펑' 포스터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5일 중국 인민영웅 ‘레이펑(雷鋒)의 날’을 맞이해 '레이펑 정신' 고취를 위해 개봉된 영화 세 편이 관객들로부터 외면당하는 굴욕을 겪었다.

중국 난팡두스바오(南方都市報) 7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 광전총국의 적극적인 선전작업 아래 5일 개봉한 '청춘 레이펑', '1959년 레이펑', '레이펑의 미소' 등 레이펑의 인생역정을 다룬 영화 세 편이 전국 각지에서 개봉됐으나 박스오피스 기록은 참담했다.

보도에 따르면 ‘청춘 레이펑’은 난징(南京)시에서 개봉 당일 총 네 차례 상영됐으나 단 한 명의 관객도 없었다고 저장자이셴(浙江在線)이 앞서 6일 보도했다.

광저우(廣州) 등 중국 주요 도시에서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보도에 따르면 대부분 영화는 단체 관객 위주로 상영됐으며 개별적으로 영화티켓을 구매해 레이펑 영화를 감상한 이는 극히 드물었다.

레이펑 영화의 ‘관객 0명’ 소식은 순식간에 인터넷에 퍼지면서 누리꾼들의 비웃음거리가 됐다. 이에 '청춘 레이펑' 제작자 측은 6일 저녁 중궈칭녠바오(中國靑年報)와의 인터뷰에서 “'청춘 레이펑'의 경우 난징시에서 개봉 첫날 총 89명의 관객이 영화를 감상했다”며 “관객0명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후난(湖南)성 왕청(望城)현 태생인 레이펑은 중국의 노동영웅으로 불리는 인물이다. 공산주의청년단 단원과 인민해방군 전사로 근무했으며, 1962년 8월 군용차량을 타고 부대로 돌아가던 중 차량 전복사고로 22세의 짧은 생을 마감했다. 마오쩌둥(毛澤東)은 1963년 3월 일생을 근검절약과 봉사, 희생으로 일관했던 ‘레이펑 동지를 따라 배우자’(向雷鋒同志學習)라는 지시를 내렸고 중국 정부도 매년 3월 5일을 ‘레이펑 학습일’로 지정하는 등 레이펑은 중국 내에서 영웅으로 추앙받아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중국 누리꾼들은 당국이 레이펑 정신 고취에 나서며 선전작업을 벌이는 것에 대해 봉사와 희생을 정부가 강요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는 비판을 쏟아내며 '레이펑 배우기'에 대해 냉소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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